현대자동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가 내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준대형 세단 'G80' 후속 모델과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동력계통)을 적용한다. 이에 따라 2020년부터 강화되는 자동차 환경규제에 대응하면서고, 추가 고객 유입까지 노린 전략이다.
27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제네시스는 이르면 올 연말 출시 예정인 대형 SUV 'GV80'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장착한할 예정이다. 또 내년 3세대 모델로 풀체인지되는 G80에도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추가된다.
제네시스 하이브리드는 지금까지 출시된 현대·기아차 하이브리드 라인업과 다른 형태로 제작된다. 기존 현대·기아차 하이브리드 모델은 전륜구동(FF) 방식을 기반으로 한다. 반면에 제네시스 라인업은 후륜구동(FR) 방식이기 때문에 엔진과, 모터, 배터리 배치까지 완전히 새롭게 설계되고 있다. 또 향후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파워트레인 도입까지 고려해 제작된다.
제네시스 브랜드에 도입되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2.4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 △3.5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 등의 조합으로 완성될 전망이다. 특히 2.4 가솔린 하이브리드는 현대차 '그랜저', 기아차 'K7' 등 중대형 세단에 적용돼 성능을 입증받았다. 다만 엔진과 전기모터 세팅은 G80에 적합하게 변경된다. 또 3.5 가솔린 하이브리드는 대형 SUV인 GV80을 시작으로 G90(EQ900) 등에 순차 적용될 예정이다.
제네시스가 내년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도입하면 그간 약점으로 지적받은 '연비'에서 강점을 얻게 된다. 제네시스 모델은 경쟁모델보다 중량이 무겁고, 고배기량 가솔린 엔진 위주로 장착해 연비가 낮다. 실제 제네시스가 운영하는 6개 파워트레인 중 다운사이징 엔진은 G70에 장착되는 2.0 가솔린 터보 뿐이다. 이로 인해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수입 프리미엄 브랜드와 경쟁에서 불리한 상황이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현대·기아차 하이브리드 기술은 여러 세대를 거치면서 연비, 주행성능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으로 발전했다”면서 “제네시스 신 모델은 경량화 바디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적용해 렉서스가 주도하는 프리미엄 하이브리드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제네시스가 2020년부터 강화되는 국내 및 글로벌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전 라인업에 도입하는 것이 유력하다고으로 분석했다. 실제 우리나라는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5g/㎞, 복합연비 24.3㎞/ℓ 기준을 맞춰야 한다. 또 질소화합물 배출량도 현재보다 90% 이상 감소시켜야 한다. 제네시스는 2019년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 2021년 전기차(EV) 모델을 각각 출시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제네시스가 친환경 라인업을 도입하는 것을 시장 지배력 강화와 해외 시장 진출이라는 명분도 있지만, 실제로는 강화되는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향후 PHEV, EV. 수소전기차(FCEV) 등 다양한 친환경차를 출시할 것”이라고 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