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은 혈관이고 암호화폐는 혈액입니다. 암호화폐는 혈액처럼 온 몸을 돌아다니며 블록체인(혈관)에 영양분을 공급합니다.”
김종현 아주대 사이버보안학과 교수는 블록체인 혁명 준비를 강조했다. 김 교수는 2015년 국민은행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 때부터 블록체인을 비즈니스에 도입하는 노력을 했다. 첫 직장인 삼성SDS에서 컨설팅과 시스템 구축 경험을 쌓았다.
2000년 국내에서 발생하는 모든 외환 거래 정보를 수집하는 한국은행 외환전산망 구축에 참여했다. 국내 100여개 금융회사 외환거래정보를 연결하고 외환보유고를 산정하는 사업이었다. 김 교수는 “외환전산망 사업을 블록체인 기술로 구현했어야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전통 은행 모델은 거래 상대방을 신뢰하지 못해 중간에 신뢰할 수 있는 제3자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블록체인은 제3자를 없애고 P2P로 연결되는 신뢰 기반을 제공해 패러다임을 바꾸는 혁명”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난립하는 암호화폐로 블록체인 불신을 경계했다. 그는 “블록체인이 과거 한국형 무선인터넷 플랫폼 규격(WIPI)과 같은 우를 범하지 않으려면 수요자 중심으로 표준화와 검증을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사, 서비스 제공자, 고객이 상호협력하는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최근 '착한 가상화폐는 블록체인을 살린다'라는 책을 출간했다. 여기서 블록체인 기술검증을 위한 평가 방안을 제시했다. 신용평가 회사 웨이스 레이팅은 올해 초 암호화폐를 평가했다. 일본 경제무역산업부도 블록체인기반 시스템 평가표를 내놨다. 그는 건전한 블록체인 생태계 마련에 체계적 평가기준 확보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새로운 블록체인 평가기준 제시했다. 성능효율성, 기술안전성, 기술범용성, 상품가치도 등 4가지 측면으로 구분된다. 성능효율성은 블록체인 기술 성능을 5가지 항목으로 나눠 평가한다. 안전성은 블록체인 기술개발 잠재력과 사용자 편의성을 말한다.
기술범용성은 블록체인 기술이 다른 비즈니스에 활용될 수 있는 인프라로 역할이 가능한지 평가한다. 상품가치도는 코인 상품성을 말한다. 코인이 탈 중앙화를 위한 블록체인 운영 윤활유로 작용하지 못하고 투기로 치우치는 위험성을 평가한다.
그는 “평가방법이 대중의 긍정적 지지를 받으면 코인 가치를 평가하는 코인올림픽을 열고 싶다”면서 “블록체인 기술성과 거래 보안성을 균형 있게 평가하는 검증 체계로 ICO 기술평가가 수반되면 암호화폐 버블 논란을 잠재울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인순 보안 전문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