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 출점과 동시에 '미래형 편의점'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마트24가 다양한 무인 매장 테스트에 나섰다. 유통업계에 '언택트'와 '무인화' 트렌드가 대두됨에 따라 한국 소비자에게 맞는 정보기술(IT)이 접목된 퓨처스토어 개발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무인 매장 실험에 집중한다.
29일 이마트24에 따르면 서울 성수동 이마트24 본점 1층에 유인과 무인이 결합된 일종의 하이브리드 매장을 지난 5일부터 운영중이다. 해당 매장은 오전 6시부터 저녁 12시까지는 일반 편의점 매장과 자판기를 이용한 판매가 동시에 운영한다. 저녁 12시부터 오전 6시까지는 일반 매장은 문을 닫고 자판기 판매만 하는 방식이다. 저녁 12시에는 일반매장과 무인매장 사이에 셔터문이 내려와 일반 매장 출입은 통제되며 자판기에서 판매되는 상품 구매만 가능한 방식이다.
과거 GS25가 편의점만 구축된 무인 매장 테스트에 나선 경우는 있지만 유무인 매장을 결합한 매장은 이마트24가 처음이다.
자판기는 이마트24가 무인매장 구축을 위해 직접 기획하고 개발했다. 신선식품 판매를 위한 냉장 기능과 신분증 확인 및 지문 검색 기능, 유통기간 체크 기능 등을 갖춘 새 모델이다.
자판기는 상품 구분에 따라 크게 신선식품, 디저트/음료, 과자/안주, 생활용품 등으로 나뉘어 있다. 구매를 원하는 상품이 진열된 자판기 키오스크 화면을 터치하면 전체 상품과 함께 가격이 표시되며 원하는 상품을 고른 뒤 신용카드로 결제한다. 담배, 라이터, 콘돔 등 청소년들이게 판매가 제한된 상품은 주민등록증 스캐너를 통한 성인인증과 함께 키오스크 중앙에 위치한 지문인식기에 본인 지문을 확인해야 구매할 수 있다. 신분증 도용 등으로 인한 무인 매장의 취약점으로 지적됐던 성인용품 판매의 문제점을 차단했다.
이마트24는 자판기를 통한 물건을 구매하는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한국 소비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할인 프로모션도 한다. 기존 5% 할인에서 15%로 할인폭을 늘렸고 SSG페이로 구매할 경우 추가 10%할인 혜택을 제공해 일반 매장을 이용하는 것보다 저렴하게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
소용량으로 단품을 구매할 수 있는 일반 자판기 외 생수, 휴지 등 부피가 큰 제품을 보관 및 판매할 수 있는 대용량 자판기도 갖췄다. 자판기 키오스크에서 결제하면 해당 제품 보관함 문이 열리는 방식으로 소비자 반응을 살피고 있다.
무인 편의점이지만 컵라면과 도시락 등을 구매해 직접 데워먹을 수 있는 전자레인지와 온수 제공은 물론 셀프 커피머신까지 비치돼 있어 새벽시간에도 직접 원두커피를 내려 먹을 수 있다. 시식 공간도 별도로 있다.
이마트24는 자판기를 활용한 무인점포 2호점을 다음달 오픈하며 연내 60~7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기존에 적용한 신용카드 인증을 통한 출입 방식은 보안 및 상품 로스 부분에 취약한 점이 많지만 자판기 점포는 이러한 문제점을 단번에 해결할 수 있다. 상품 공급을 하는 최소한의 역할만 수행하면 되고 별도 추가 인력이 필요없어 창업에 대한 부담이 낮은 것도 강점이다.
이마트24 관계자는 “도입 초기에 비해 자판기 매장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24시간 영업을 하지 않는 점주들에게 매출 증대의 도움을 줄 수 있는 등 다양한 장점을 앞세워 자판기 무인 매장을 점차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