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의 저주'(the curse of Amazon) 공포영화 제목이 아니다.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급성장으로 오프라인 채널인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어려움을 겪고, 아마존이 새로 진출하는 산업마다 기존 플레이어들이 '아마존 때문에 무너지는'(to be amazoned) 현상을 가리키는 말이다. 24년 전 한 온라인 서점에 불과하던 아마존은 이제 세계 각국에서 독과점 논란 주인공이 될 정도로 글로벌 유통 최강자로 성장했다.
중국은 또 어떤가.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에서 이름을 딴 알리바바그룹은 타오바오, 티몰 등 쇼핑 플랫폼으로 대륙을 평정한 데 이어 최근에는 온·오프라인 유통과 스마트 물류를 결합한 '신유통'을 내걸고 혁신의 길을 내달리고 있다. 강력한 플랫폼과 여기서 축적된 빅데이터를 무기로 이길 수밖에 없는 전쟁을 거듭하며 중원 포식자로 군림하고 있다. 알리바바가 전 세계를 무대로 끊임없이 인수합병(M&A)과 지분 투자를 통해 영역을 넓히고 있다는 소식은 더 이상 새로운 뉴스가 아니다.
아마존과 알리바바 성공은 탄탄한 소비 시장을 배경에 두고 있다. 그러다 보니 내수 시장이 작은 국내 업체들도 자연히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된다. 온라인으로 해외 소비자와 직접 거래하는 방식은 기존 수출업체 경우 전통 바이어 업체만 접촉하던 것에 비해 소비자 반응을 즉각 알 수 있어서 좋고, 창업자와 수출 초보 기업에는 자금·인력 부담이 덜해서 좋다. 이에 따라서 내수 기업의 수출 기업화가 수월하고, B2B와의 연계(B2BC)를 통해 해외 판매를 더욱 확대할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무역협회는 다양한 지원 사업을 통해 온라인 수출 초보 기업들을 돕고 있다.
'해외 전자상거래 전문 교육 및 멘토링 사업'은 온라인 초보 기업들에게 아마존 파워 셀러 교육과 소그룹 멘토링을 실시, 연말 성수기 판매까지 끌어낸다. 전년 참가 기업 가운데에는 아마존이 선정하는 유망 상품 랭킹 1위에 오른 곳도 있고, 현재 매달 수만달러 매출을 올리고 있는 곳도 있다. 알리바바, 아마존 등 대형 글로벌 플랫폼과 함께하는 판매 전략 설명회와 입점 상담회도 연중 수차례 개최된다.
플랫폼을 마련하기 쉽지 않은 중소 수출업체들은 중소기업 전용 해외 직판 쇼핑몰인 'Kmall24' 문을 두드려 볼 만하다. 입점에서 마케팅·홍보, 결제, 배송, 고객만족(CS)에 이르는 전 과정을 지원한다. 입점비 무료에 판매 수수료도 최저 수준이다. 국내의 해외 직판 쇼핑몰로는 드물게 전 세계 75개국에 판매되며, 자체 플랫폼 외에 아마존·이베이·티몰까지 연계돼 있다. 최근에는 신남방 정책 핵심 지역인 싱가포르 및 인도 플랫폼과 협업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Kmall24 가장 큰 자랑은 프로모션 이메일 개봉율이 40%에 이를 정도로 충성도 높은 단골 고객이다. 그야말로 '한 번도 구매를 안 해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구매해 본 사람은 없다'고 할 수 있다.
제품이 좋고 열정과 의지가 넘친다면 주문을 외치고 어두운 동굴에 들어가 보물을 발견한 알리바바처럼 용기를 내 해외 직판을 시작해 보면 어떨까. 한국무역협회 같은 지원 기관이 전자상거래 수출 문을 여는 마법의 주문이 될 수도 있다. 최근 화제를 뿌린 스타일난다 대박 신화도 남의 일만이 아니다.
허덕진 한국무역협회 e-Biz지원본부장 djhur@kit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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