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보릿고개인데…SBI저축銀, 전년 대비 순이익 212억원↑

다들 보릿고개인데…SBI저축銀, 전년 대비 순이익 212억원↑

SBI저축은행이 금융당국 가계대출 총량규제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순이익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다른 대형 저축은행 대부분이 영업실적에서 부진을 면치 못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3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1~3월) 당기순익 41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동기(204억원) 대비 212억원 증가한 수치다.

SBI저축은행의 순이익 급증은 가계대출 총량규제에 해당하지 않은 기업대출을 대폭 확대한 영향이 컸다. 앞서 금융당국이 지난해 저축은행 가계대출 증가율 상한선을 5% 수준으로 정하고 이를 넘지 못하도록 규제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SBI저축은행은 기업대출 강화를 위한 조직개선에 나서는 등 영업 강화에 주력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출 총량규제로 가계대출은 크게 늘지 않았지만, 기업대출이 이 기간 많이 확대됐다”며 “이 같은 영향으로 수익성이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올해 1분기 기준 SBI저축은행의 대기업 및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2조9948억원으로 전년동기(2조6997억원) 대비 11% 가까이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SBI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인 8%보다 크고, 지난해 1분기 기업대출 증가율 5%(전년대비)보다 두 배 넘게 늘어난 규모다.

올해 1분기 유가증권투자 부문에서 수익성이 개선된 것도 순이익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유가증권처분 및 평가이익에서 전년 대비 수익성이 향상된 것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내부에서는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SBI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유가증권처분 및 평가이익은 28억원으로 전년동기(13억원) 대비 15억원 늘었다.

반면 유진·JT친애·페퍼·애큐온·OSB 등 대형 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 순이익이 크게 줄었다. 특히 JT친애와 페퍼저축은행의 경우 전년 대비 순이익이 51억원, 40억원 줄어들어 각각 17억원, 9억원의 손실을 봤다.

JT친애저축은행 관계자는 “대출금리가 업계 최저 수준인 상황에 총량규제로 대출 증가율이 묶이면서 수익성이 많이 낮아졌다”며 “올해 1분기 총량규제 등 리스크를 대비해 충당금도 많이 쌓았다”고 설명했다.

대형사 중에는 SBI저축은행을 제외하고 모아저축은행(+63억원)과 웰컴저축은행(+50억원)만이 올해 1분기 전년 대비 50억원 넘는 순이익을 기록했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일부 대출 증가가 있긴 했지만 크지 않다”며 “연체율·소액대출에서의 손실이 개선되고, 충당금이 환입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