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기업보험 보험사 간 경쟁 시킨다…'혁신·발전방안 2단계' 발표

금융당국, 기업보험 보험사 간 경쟁 시킨다…'혁신·발전방안 2단계' 발표

# A기업은 공장피해 등을 종합적으로 보장해주는 보험에 가입하기 위해 여러 보험사에 문의했다. 그러나 보험료 차이도 없고 기대했던 위험관리 컨설팅도 미흡해서 마지못해 보험에 가입했다.

앞으로 기업이 공장 화재·선박 사고 위험 등에 대비해 가입하는 손해보험 보험료가 낮아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손해 보험사의 재보험 의존도를 낮추고 보험사 간 경쟁을 촉진하도록 관련 규제를 손보기로 했다.

금융위원회는 3일 이와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손해보험산업 혁신·발전방안 2단계'를 발표했다.

현재 손보사들은 기업보험의 경우 재보험사가 사실상 계약자에게 보험료로 얼마를 받으라고 정해주면 이를 그대로 따르는 구조다. 재보험사가 재보험료에 보험사가 받을 사업비까지 포함해 일종의 소비자 가격을 정해주기 때문에 보험사별로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재보험사는 순수한 재보험료가 얼마인지만 알려주고 보험사가 가져가는 사업비는 보험사들이 정해 경쟁이 가능하도록 보험업 감독규정을 개정하기로 했다.

보험개발원이 산출하는 보험료에 보험사가 경험에 따라 자율적으로 할인·할증을 하는 것도 허용하기로 했다. 게다가 보험사들이 공동으로 인수하는 보험위험 범위도 줄여 보험사들이 공동행동에 나서는 것들을 줄이기로 했다.

재보험사에 과도하게 의지하는 것을 막기 위해 보험사가 보험계약을 따낸 후 이를 100% 재보험사에 넘기지 못하도록 의무보유비율을 설정하고 보험위험의 최소 10%는 손보사가 보유하도록 하기로 했다.

지급여력비율(RBC) 산정 시 재보험사에 넘긴 비율만큼 위험을 줄여준 것과 달리 앞으로는 위험이전 효과를 엄밀하게 분석해 반영하고, 재보험사가 더 많아질 수 있게 인가정책도 적극적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금융위는 이번 조치로 보험사 스스로 가격을 산정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움으로써 회사 간 차별화와 경쟁이 촉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손보사들의 역량을 높이기 위한 인프라도 확충하기로 했다. 손보사가 스스로 보험료를 산출할 수 있도록 보험개발원이 산출하는 보험료(참조 요율) 범위를 확대해 제공하기로 했다.

기업성 보험의 개별 물건별 위험 특성을 확인할 수 있는 '위험평가 정보시스템'은 물론 대재해위험 평가모델도 구축하기로 했다.

게다가 손해보험 본연의 영역에 대해서 전문성 높은 인력이 꾸준히 공급되도록 보험계리사·언더라이터 선발·교육방식 등도 개선하기로 했다.

하주식 금융위 보험과장은 “재보험사나 보험개발원에서 제공받은 보험료를 보험회사별로 다르게 소비자에게 제시할 수 있어 보험료 경쟁이 촉진되고 결국 기업이 저렴한 보험료를 제공하는 보험회사를 선택하는 것이 가능하게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