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90분 회동 김영철…미국 '특급의전' 눈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미 백악관 홈페이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미 백악관 홈페이지)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은 2일(현지시간) 김정은 국무위원장 친서 전달을 마치고 3박 4일 미국 방문일정을 마쳤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오후 미국을 출발, 베이징을 거쳐 평양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김 부위원장은 나흘 간 방미 일정 내내 미국 측으로부터 각별한 의전을 받았다. '특급의전'이라는 평까지 나왔다. 미국 NBC뉴스는 “김 부위원장에게 우방국 최고위급 외교관에게 주어지는 의전이 펼쳐졌다”며 “백악관이 거의 모든 면에서 전례 없는 수준으로 김 부위원장을 환영했다”고 보도했다.

김 부위원장에 대한 의전은 2000년 조명록 당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군 총정치국장의 백악관 방문과 비교됐다. 당시 빌 클린턴 미 대통령과 조 부위원장 면담은 약 45분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김 부위원장은 90분 가량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을 나서는 김 부위원장을 집무동 밖까지 나와 배웅했다. 둘은 미소를 지으며 악수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김 부위원장의 팔을 가볍게 두드리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NBC뉴스는 미 백악관 측이 배석자에도 신경 썼다고 전했다. 북한이 거부감을 드러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례적으로 면담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볼턴 보좌관은 북한이 강하게 반발한 '선(先) 핵폐기-후(後) 보상' 리비아 모델의 주창자다. 백악관 관계자는 “(배석자 관련) 이는 의도적인 것”이라고 NBC뉴스에 설명했다.

김 부위원장은 미국 방문 기간 협상장 밖에서는 침묵을 지켰다. 뉴욕, 워싱턴DC에서 이동하면서 수차례 취재진을 만났지만 별도의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