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내 박테리아와 독소를 제거하는 나노로봇이 개발됐다.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고대학 연구진은 최근 혈액에서 수영할 수 있는 초음파 구동 로봇을 개발했다. 이 로봇은 해로운 박테리아와 이들이 생성하는 독소를 제거한다. 크기는 인간 머리카락보다 약 25배 작다. 연구성과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금 나노 와이어를 혈소판과 적혈구 막 혼합물로 코팅해 로봇을 만들었다. 혈소판은 박테리아를 표적으로 삼고 적혈구는 박테리아가 생성하는 독소를 중화한다. 이 코팅은 단백질이 표면에 달라붙어 정상 작동을 방해하는 '생체부착(biofouling)'으로부터 나노로봇을 보호하는 효과도 있다.
금 몸체는 초음파에 반응해 나노로봇이 화학 연료 없이 빠르게 수영할 수 있게 한다. 이 로봇은 초음파로 전원을 공급하면 혈액에서 초속 35마이크로미터(㎛)로 이동한다. 이런 이동성은 나노로봇이 혈액 내 박테리아·독소와 효율적으로 혼합되게 해 해독 속도를 높여준다.
조셉 왕 샌디에고대 교수는 “합성 나노기계에 자연세포를 덧입혀 세균과 독소를 제거하는 것과 같은 새로운 기능을 로봇에 더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실험에서 메티실린내성황색포도상구균(MRSA)과 그 독소로 오염된 혈액 샘플을 치료하기 위해 나노로봇을 사용했다. 5분 뒤 혈액 샘플은 처리되지 않은 샘플보다 박테리아와 독소가 3배 적었다. 연구진은 앞으로 동물 실험을 진행하고 금이 아닌 생분해성 물질로 로봇을 만드는 작업도 병행한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