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기청정기가 유통업계 판도를 바꾸고 있다. 주요 전자제품 양판점에서 공기청정기 판매량이 전년 대비 증가하면서 공기청정기 판촉 전략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4일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1~5월 공기청정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 올랐다. 전자랜드프라이스킹 6월 초 공기청정기 판매량은 전년 대비 1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증가 폭이 대폭 커진 것은 물론, 공기청정기 비수기로 꼽히던 여름에도 인기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최근 2~3년간 시장이 성장하면서 지난해에도 판매량이 증가했지만, 올해에는 정점을 찍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하이마트는 연례 행사로 이어오던 모바일대전을 생략하고 공기청정기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강수를 뒀다. 하이마트는 시기별 특화 제품을 대상으로 집중 프로모션 기간을 설정하고 판촉 역량을 집중했다. 신학기인 봄에는 PC대전을, 여름에는 에어컨대전을 여는 식이다. 보통 4~5월 사이에는 스마트폰을 겨냥한 모바일대전을 열고 스마트폰 프로모션을 집중 시행했다.
올해 이를 대체한 것은 공기청정기다. 하이마트는 3~4월 미세먼지 철벽방어대전(공기청정기·의류건조기·스틱청소기·의류관리기 대상)을, 5월엔 클린혁명대전(공기청정기·공기청정기능 에어컨·청소기·정수기·전기레인지 대상)을 시행했다. 두 행사 모두 주요 제품은 공기청정기였다.
올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이렇다 할 '히트작'이 등장하지 않았던 탓도 있지만, 그만큼 공기청정기 판매량이 압도적이었기 때문이다.
전자랜드프라이스킹 역시 공기청정기 판매실적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하면서 봄철과 가을철 성수기에 프로모션을 집중하던 판촉전략에 변화가 생겼다. 전자랜드프라이스킹 관계자는 “공기청정기 연중 수요가 꾸준해지면서 올해 공기청정기 프로모션은 여름과 겨울 등 비수기에도 꾸준히 마련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가전제품 유통업계는 공기청정기가 새로운 효자상품으로 떠오른 만큼 판촉전략 다변화로 판매 상승세 지키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봄 가을 황사 철에 공기청정기 수요가 몰리는 경향이 강했는데, 미세먼지 이슈가 일상화되면서 공기청정기가 사계절 판매되는 필수가전으로 자리 잡았다”며 “유통업계 전반으로 공기청정기 연중 판촉 활동이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