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창업 생태계 조성을 위해 3년간 10조원을 투입하는 혁신모험펀드 결성이 본격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성장 단계에 집중 투자하는 2조원 규모 성장지원펀드를 비롯 추가경정예산 확보를 통해 추가출자 재원을 확보한 6000억원 규모 혁신창업펀드가 하반기부터 본격 결성될 전망이다.
민간 참여 사회투자펀드까지 등장하며 창업기업과 소셜벤처, 성장 단계 중소·중견기업에까지 연중 최대 규모 신규 펀드 결성이 예고된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한국성장금융, 한국벤처투자 등은 다음 달까지 순차로 혁신모험펀드 위탁운용사 선정을 마무리한다. 이달 중 산업은행과 산은캐피탈, 한국성장금융이 출자하는 2조원 성장지원펀드 운용사 선정, 다음 달 말 한국벤처투자 혁신창업펀드 5800억원을 위탁할 운용사 선정을 마친다.
산업은행은 1일 총 48개 운용사 가운데 26개 운용사를 선정해 현장실사와 구술심사에 나섰다. 26개 운용사 가운데 15개 운용사를 최종 선정해 총 2조원 규모 펀드를 투입한다. 성장지원펀드는 인수합병(M&A), 외부기술도입(Buy R&D), 해외진출 등 성장자금 공급과 바이아웃, 세컨더리 등 회수단계에 집중 투입된다.
성장지원펀드는 2차 출자 사업도 개시했다. 재정(정부예산) 700억원과 산업은행 700억원을 공동출자해 총 3500억원 규모 펀드를 추가 조성한다.
창업초기 기업 혁신성장을 위한 혁신창업펀드도 추가 위탁운용사 선정에 들어갔다. 지난달 추경 편성에 따라 2800억원을 투입해 5600억원 규모 펀드를 추가로 조성한다. 앞서 325억원 규모로 출자사업을 개시한 혁신창업펀드를 포함해 총 6250억원 규모로 결성될 전망이다.
추경 예산 출자를 통해 결성되는 혁신모험펀드는 기존 조합이 투자한 창업초기기업에 대한 후속투자까지도 주목적 투자로 인정해 기업의 성장을 지원할 방침이다.
당초 정부가 예고한 2조6000억원 규모 혁신창업펀드에 더해 민간 차원 자체 출자 사업도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KB금융은 4일 한국성장금융과 사회투자펀드 조성 업무협약(MOU)을 교환하고 공동으로 향후 5년간 1000억원을 출자해 사회투자펀드 결성을 위한 모펀드를 만들기로 했다. 사회투자펀드에 민간이 모펀드 재원을 출자하는 첫 사례다. 앞서 모태펀드는 소셜임팩트펀드 조성을 위해 440억원의 정부 예산을 출자했다.
혁신창업뿐만 아니라 사회투자까지 전 영역에 걸친 신규 투자규모 확대와 더불어 시장 참여자도 두터워지고 있다. 창업투자회사, 신기술금융회사 등 기존 벤처캐피털(VC)을 비롯해 증권사, 액셀러레이터까지 출자 요청에 나섰다.
실제 산업은행과 한국성장금융 성장지원펀드 출자 사업에 BNK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신영증권, 케이프투자증권, NH투자증권 등 증권사도 위탁운용를 위한 출자 제안서를 대거 제출했다. 앞서 열린 모태펀드 출자 사업에도 한화투자증권이 출사표를 던지며 금융투자업계까지 활발히 벤처투자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2020년까지 연이어 10조원이라는 대규모 자금이 풀리는 만큼 벤처투자업계 일각에서는 비상장 시장 거품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부 비상장 유망 기업에는 벌써부터 투자금이 몰리며 버블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면서 “코스닥벤처펀드에 일반인 자금이 충분히 몰린 만큼 지나치게 기업 가치가 고평가된 기업에 대한 위험 신호를 사전에 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사진1】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