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테크 스타트업 인수·합병(M&A)이 기업 핵심 성장전략으로 주목받는다. 반면 우리나라는 해외 M&A가 크게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원장 신승관)은 미국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 투자정보 데이터를 분석해 '테크 및 스타트업 글로벌 M&A 트렌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M&A를 의미하는 테크 M&A는 지난해 전 세계 M&A 건수의 16.2%를 차지했다. 최근 10년 내 최고치다. 연구·개발(R&D)을 제치고 기술 개발 및 혁신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2013년 114건이던 테크 M&A 건수가 지난해 197건으로 72.8% 증가했다. 국내 기업 간 M&A가 대부분을 차지해 국가 간에 이뤄지는 크로스보더(Cross-border) 테크 M&A는 찾아보기 어렵다. 글로벌 시장에서 역동적인 모습을 보이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물론 중국과도 다른 모습이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한국 크로스보더 M&A 건수는 31건이다. 비중은 테크 M&A 15.7%로 미국(822건, 31.8%)과 EU(639건, 45.4%), 중국(84건, 21.3%)에 크게 뒤졌다. 크로스보더 M&A 증가율도 미국(32.2%), EU(40.1%), 중국(110.0%)이 한국(24.0%)을 상회했다.
국내 기업은 전체 테크 M&A에서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로봇, 블록체인 기술 등을 가리키는 딥테크 M&A 건수에서 중국을 앞섰다.
다만 딥테크 분야에서도 한국은 해외 기술을 인수하는 데 적극성이 떨어졌다. 해외 기업으로부터도 매력적인 인수대상은 아니다. 미국과 EU 다음으로 딥테크 M&A 건수(인수 기준)가 많지만 대부분이 국내 기업간 거래다. 크로스보더는 2건에 불과해 중국(12건)은 물론 일본(6건)에도 크게 뒤졌다.
김보경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원은 “AI, 블록체인 등 혁신기술 시장 수요가 급증하면서 테크 스타트업의 M&A는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라며 “글로벌 수준의 테크 M&A가 활발한 미국과 중국처럼 우리도 경쟁력 있는 테크 스타트업을 육성하고 글로벌 M&A 촉진을 통한 선순환 생태계 조성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