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연호공공주택지구 지정에 사업추진 중인 민간건설사 막대한 피해 우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최근 대구 동구 연호지구를 충분한 주민의견 수렴없이 일방적으로 공공주택지구로 지정함에 따라 주민과의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연호지구에 사업승인을 받고 분양까지 마무리한 대구의 한 중소건설업체가 피해를 고스란히 입게돼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LH는 최근 연호동에 연호공공주택지구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곳 부지는 이미 지역 건설업체인 군월드건설이 총면적 1만4152㎡의 타운하우스(로제티움 2차)사업을 시행하고 있는 곳이었다. 이 업체는 타운하우스 건립을 위해 이곳 부지를 대상으로 지난 2016년 5월 사업승인을 받았고, 예정대로라면 오는 10월에 착공에 들어가야한다.

하지만 LH가 로제티움2차 부지를 연호공공주택지구로 포함하면서 강제수용될 처지에 놓였다. 사업추진이 물건너갈 처지에 놓인 것이다.

군월드는 이미 현 부지에 대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분양을 마친 상태다. 평당 800만원에서 1000만원을 내고 주택을 분양받은 분양자들과 군월드측은 “강제수용에 따라 감정가대로 토지보상이 이뤄지면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면서 “민간 기업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취득한 부지를 공익과 법이라는 이름으로 강제 수용하려는 공공기관의 처사는 있을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군월드건설과 분양자뿐만 아니라 이곳 주민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연호동과 이천동의 상당수 주민들은 대구시와 LH가 공권력을 동원해 사유재산을 침해하려는 행위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일 열린 대구연호공공주택지구 개발사업 간담회 모습.
지난 1일 열린 대구연호공공주택지구 개발사업 간담회 모습.

이런 가운데 LH는 마을과 주택사업자를 그대로 유지하며 택지개발사업을 진행할 수 없는 입장이며, 대체부지를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 연호이천발전위원회와 군월드건설는 지난달 2일 사유재산 확보를 위한 연대발족식을 열었다. 이들은 지난달 31일에도 LH대구경북본부 앞에서 LH의 막무가내식 개발계획을 규탄하는 집회를 가졌다.

군월드건설은 지난 1일 대구 수성구 소재 로제티움 홍보관에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보좌관인 손준혁 보좌관을 초청한 가운데 연호공공주택지구 개발사업에 관한 간담회를 열었다.

이동군 군월드건설 대표는 이 자리에서 “LH가 현재 보상이나 대체부지와 같은 조삼모사식 방안으로 사태를 무마하려고 한다”며 “지역 중소건설업체를 고사시키고 주민과 분양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LH의 무차별 난개발을 성토하기 위해 열린 이번 간담회에서 이 대표는 “중소 건설사의 피와 땀, 분양자들이 품어온 꿈을 어떻게 보상할 것이며, LH가 대체지를 제시한 것은 이번 갈등을 수습할 의지가 있는지에 대한 강한 의구심을 품게 한다”고 말했다.

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