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 고강도 그룹 감사 진행…맥주사업 책임론 제기

롯데주류 충주 맥주공장 전경
롯데주류 충주 맥주공장 전경

롯데칠성음료가 2008년 이후 10년 만이자 2009년 두산주류를 인수한 이후 처음으로 그룹 종합 감사를 받고 있다. 롯데는 제도 개선에 포커스가 맞춰진 합리적인 감사라고 밝혔다. 하지만 맥주사업 확대후 성과가 부족한 데 따른 책임 감사라는 업계 말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6일 롯데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3월 중순부터 이달 말까지로 그룹 감사를 받고 있다. 준법 경영 실태는 물론 재무, 회계, 인사, 영업 등 전 분야에 걸쳐진 종합 감사지만 맥주사업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주류의 소주 사업은 '처음처럼'이 꾸준히 점유율을 상승시키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한 반면 맥주사업은 본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특히 맥주사업 진출 당시 국내 맥주 시장 점유율 15% 달성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하며 2014년 맥주 1공장 완공(연간 5만㎘)에 이어 생산 규모를 2배로(연간 10만㎘) 늘리는 라인 증설 작업을 단행했다. 이후 2015년 연간 20만㎘(연 기준) 생산능력을 갖춘 맥주 2공장까지 완공했다.

롯데주류는 맥주 1공장과 2공장을 짓는데 총 9100억원을 투자했지만 시장 반응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수입맥주의 인기에 맥주 시장 점유율은 신제품 효과에도 정체현상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맥주 공장 가동률도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감사에서 맥주사업 진출 당시에 대한 책임론이 제기되는 이유다. 특히 대규모 투자가 이뤄져야하는 맥주 사업 특성상 초기 시장 분석이 잘못됐다는 점 때문이다.

이재혁 롯데그룹 부회장(식품부문 BU장)이 불편한 상황이다. 그는 롯데칠성음료 대표 시절 맥주사업에 진출하며 클라우드 출시와 피츠 출시를 구상 하는 등 롯데 맥주 사업을 주도해왔다. 그가 지난해 제시한 맥주시장 점유율 목표는 15%였지만 실제 성과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

다만 롯데주류가 맥주사업에 뛰어든지 만 4년이 된 시점에서 책임론이 제기되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후발주자로서 진입장벽을 뚫고 자리를 잡기까지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며 혼술족 증가와 수입맥주의 인기 등 주류 시장 트렌드가 4년전과 다르다는 점 때문이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맥주 사업 진출 이후 처음으로 진행되는 그룹 감사이다 보니 맥주사업에 초점이 맞춰진 것일 수도 있지만 일부에서 제기되는 책임론 등은 추측성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