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이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12일 오전 10시(우리시각)에 열린다. 회담 시간에 이어 장소까지 확정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담판을 향한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은 5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북미정상회담 장소는 센토사 섬에 있는 카펠라호텔이 될 것”이라며 “행사를 주최하는 싱가포르 측 환대에 감사하다”고 발표했다. 전날 샌더스 대변인은 북미 정상회담 시간은 밝혔으나 회담 장소는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외신은 샹그릴라호텔이나 카펠라호텔 중 한 곳에서 정상회담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샹그릴라호텔이 처음부터 지목됐지만, 실무회담 과정에서 북한 측 의견이 반영돼 카펠라호텔이 최종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카펠라호텔은 북미 간 의전 실무회담을 진행한 조셉 헤이긴 미국 대통령 비서실 부실장이 이끄는 실무협의팀이 숙소로 사용했던 곳이다. 카펠라호텔이 회담장으로 최종 낙점된 배경에는 북미 정상 경호와 보안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카펠라호텔은 싱가포르 남부 휴양지 센토사섬에 위치해 인구 밀집 지역에서 떨어져 있어 보안 확보가 용이하다. 싱가포르 정부는 이달 10일부터 14일까지 센토사섬은 물론 인근 해역도 '특별행사구역'으로 지정했다.
일시와 장소가 확정된데다 회담까지 불과 5일 남은 상황이라 양측 실무 논의는 상당 부분 합의에 이르렀을 것으로 보인다. 세부 일정으로 어떤 이벤트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전례에 따라 정상회담은 오전에는 단독회담, 오후에는 확대회담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사이 두 정상이 오찬을 함께 나눌지, 아니면 확대회담 이후 만찬을 함께 할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과거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한 대로 '햄버거 오찬 대담'이 성사될지에 주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6월 애틀랜타 유세에서 김 위원장을 만나면 회의 탁자에 앉아 햄버거를 먹으면서 핵 협상을 하겠다고 말했다.
4·27 남북 정상회담 때 선보였던 '도보다리' 산책 같은 이색적인 장면이 연출될지도 관심사다. 카펠라호텔에서 해변까지는 도보로 5분 거리다. 두 정상이 해변 산책으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것이란 기대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북미 정상회담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5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미 정상회담 준비는) 잘 진행되고 있다”며 “매우 중요한 며칠(couple of days)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과 많은 관계가 구축되고 있고, 회담 전에 많은 협상이 진행됐다”며 “무슨 일이 일어날지 보자”고 덧붙였다.
북미 정상회담은 12일 하루 일정으로 추진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며칠”이라고 얘기하면서 회담기간이 연장될 것임을 시사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한 번으로 해결할 수 없을 수 있다. 두 번, 세 번 회담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며 2차, 3차 정상회담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한편에서는 '종전선언' 등을 위한 남북미 정상회의가 북미 정상회담 개최 계기에 열린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