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국내에서 건강보험 혜택을 받기 위한 최소 체류기간이 3개월에서 6개월로 늘어난다. 외국인이 우리나라 건강보험에 가입한 후 고가 진료를 받고 출국해버리는 이른바 '건강보험 무임승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조치다.
보건복지부는 7일 이 같은 '외국인 및 재외국민 건강보험제도 개선방안'을 국가현안점검조정회의에 보고했다. 국내에 3개월 이상 체류한 외국인(직장가입자·직장 피부양자 제외)은 본인 필요에 따라 건강보험에 지역가입자로 가입한다. 앞으로는 6개월 이상 국내 체류한 경우 건강보험 지역가입자로 의무 가입해야 한다.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난민 인정자와 달리 건강보험 지역가입 자격이 인정되지 않았던 인도적 체류허가자도 지역가입자로 가입한다.
외국인이 부담하는 건강보험료 수준도 높아진다. 지금까지 외국인은 국내에 소득·재산이 없거나 파악하기 힘들어 건강보험료를 상대적으로 적게 부담했다. 외국인 지역가입자 세대는 전년도 건강보험 가입자 평균 보험료 이상이 부과된다. 단 국민에 준하는 대우를 받는 영주권자(F-5), 결혼이민자(F-6)는 현재와 같이 보유한 소득·재산에 따라 보험료가 매겨진다. 보험료 일부가 경감되는 유학, 종교 등 체류자격 외 난민, 인도적 체류허가자도 보험료 일부를 경감한다.
건강보험료 체납 외국인은 법무부 체류기간 연장허가 등 심사에서 불이익을 받는 제재도 이뤄진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료 체납 정보를 공유해 체납 외국인 체류기간을 제한하고 체납 후 재입국한 경우 외국인 등록 신청 시 체류기간에 불이익을 준다. 관련 법은 국회 계류 중이다. 현재 국내 재산이 없는 외국인이 건강보험료를 체납하면 효과적 징수 수단이 없다.
외국인 체류기간 만료나 근로관계 종료 즉시 자격관리에 반영되도록 유관기관과 정보 연계를 강화한다. 외국인이 건강보험 자격을 상실한 후에도 급여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한다.
타인의 건강보험증 대여·도용 등 부정수급 시 처벌을 강화하고 신고포상금 제도도 도입한다. 남의 건강보험증으로 진료를 받은 사람이나 보험증을 빌려준 사람에 대한 처벌 수준은 현행 징역 1년 또는 벌금 1000만원 이하에서 징역 3년 또는 벌금 3000만원 이하로 대폭 강화한다.
정경실 복지부 보험정책과장은 “외국인과 재외국민 건강보험 자격관리 미비점을 보완해 도덕적 해이를 막고 내·외국인간 형평성을 제고할 것”이라면서 “관련 법령 개정 등 후속 조치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장윤형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wh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