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소전기차의 가격을 낮추고, 충전소를 대폭 확충하기로 했다. 전기차 보조금은 단계적으로 줄이지만, 수소전기차는 가격경쟁력이 확보될 때까지 현행 보조금(2300만원) 수준을 당분간 유지한다.
정부는 8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1차 혁신성장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환경부의 '전기·수소차 보급 확산을 위한 정책 방향'을 보고받고 이를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무공해 자동차인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보급을 확대해, 대도시 미세먼지를 개선하고 온실가스를 줄여 지구온난화를 억제시킨다는 조치다. 또 전기차·수소전기차 세계시장을 선점하고 일자리를 창출해 국내 자동차산업의 재도약 기회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도 담겼다.
정부는 2022년까지 전기차 35만대, 수소전기차 1만5000대를 보급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작년 기준으로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누적 보급량은 각각 2만5593대, 177대인데 이를 단계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전기차는 중·단거리용 승용차, 수소전기차는 중·장거리용 차량과 대형버스 위주로 보급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보급을 늘리기 위해 2022년까지 보조금 지원은 유지하되 내연기관차와의 가격 차이, 핵심 부품 발전 속도, 보급 여건 등을 고려해 지원단가는 조정하기로 했다.
전기차는 연도 별 200만∼300만원 수준으로 보조금 단가를 인하하고, 수소전기차는 가격 경쟁력이 충분히 확보될 때까지 보조금을 유지하면서, 이후 단계적으로 인하한다는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보조금 지원단가 조정에도 소비자 부담이 증가하지 않도록 기술 개발, 대량 생산 등을 통해 전기·수소전기차 가격 인하를 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정부는 대형 수소버스도 2022년까지 1000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내년에 5개 도시에서 수소전기버스 20대를 운영하는 시범사업을 거쳐 양산체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수소전기버스는 노후 CNG(압축천연가스) 시내버스와 경유 버스 등을 대체하게 된다.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충전시설도 대폭 늘린다. 2022년까지 전국에 전기차 급속충전기 1만기, 수소전기차 충전소 310곳을 구축할 방침이다.
전기차는 내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1500∼1800기의 급속충전기를 보급하고 완속충전기는 매년 1만2000기를 보급하기로 했다. 또 충전 배터리의 고용량화 추세에 맞춰 기존 50㎾급 급속충전기를 단계적으로 최대 400㎾급으로 전환한다.
회원카드 하나로 모든 충전기를 사용할 수 있는 '충전기 공동사용체계'를 올해 하반기 중에 완성하고, 새로 짓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충전기 설치 의무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수소전기차 충전소는 2022년까지 고속도로·국도 휴게소(160곳), 도심 거점(150곳) 등 주요 거점 310곳에 설치하기로 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