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혁신성장관계 장관회의'를 주재한 김동연 경제부총리는 의미심장한 말을 쏟아냈다. 이 자리에서 김 부총리는 “혁신성장 주역은 시장과 기업이며 정부는 이를 보조하는 역할에 지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백 번 옳은 얘기다. 혁신성장 동력 역할은 기업이 맡고 정부는 마중물 역할을 해 주면 된다. 행여 조바심에서 정부가 앞장선다면 지속적인 성장모델을 내놓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정책도 눈에 보이는 성과 중심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언급도 너무 당연하다. 당장 눈에 보이는 탁상공론식 정책이 아닌 수요자인 국민이 효과를 느껴야 제대로 된 정책이다. 선택과 집중 역시 초기에 성공모델을 보여주어야 추진 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합당한 전략으로 보인다.
아쉬운 점은 혁신성장을 보는 관점이다. 혹시나 소득주도 성장, 일자리 주도경제, 공정 경제 등 다른 정책 기조와 별개로 생각하지 않나하는 의구심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경제 컨트롤타워' 논란이 불거지면서 혁신성장은 김동연 부총리가, 소득주도 성장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맡아 진행하는 형태로 정리되었다고 한다. 이 기조에서 이날 혁신성장 회의가 처음으로 열렸고 김 부총리가 회의를 주재했다.
혁신성장과 소득주도 성장은 동전의 양면이다. 모두 수요를 진작해 경제성장을 추구하자는 개념이다. 단지 소득주도 성장은 분배에, 혁신성장은 규제개혁을 통한 기업 역동성에 방점이 찍혀 있다. 산업혁신으로 부가가치를 높이고 혁신창업으로 일자리가 많아져야 소득주도 성장을 위한 기반을 갖출 수 있다. 반대로 소득주도 성장은 공정한 경제생태계를 조성해 혁신성장 밑거름이나 마찬가지다. 혁신과 소득주도 성장은 서로 불가분 관계로, 동시에 추진해야 시너지가 가능하다. 이분법 논리로 분리한다면 혼란만 가중된다. 혁신성장을 경제정책 큰 틀에서 봐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