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대형매장 인기 속 '작지만 강한' 특화 매장 인기

홍대 엘큐브 게임관 1층 넷마블 스토어.
홍대 엘큐브 게임관 1층 넷마블 스토어.

유통업계가 소비자 트렌드를 적극 반영한 전문점 형태 매장과 규모는 작지만 지역친화형 전략으로 성장 한계 극복에 나서고 있다.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AK플라자는 8월 31일 서울 홍대입구역 마포애경타운 지상 1∼5층에 1만8000㎡(5500평) 규모 복합쇼핑몰을 오픈한다.

이 쇼핑몰은 AK플라자의 신성장동력인 지역친화형 복합쇼핑몰(NSC) 1호 점포로 지역친화형 복합쇼핑몰은 인근 상권 거주민을 대상으로 그 지역에만 특화된 상품기획(MD)과 서비스,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도심·근린형 쇼핑몰이다.

신세계, 롯데 등 유통 대기업이 추진하는 초대형 복합쇼핑몰과 비교해 영업면적이 2분의 1에서 3분의 1 수준으로 작은 편이지만 AK플라자는 수년에 걸친 철저한 상권 분석을 통해 지역에 필요한 핵심 기능만 집약시킬 계획이다. 20∼30대 청년층과 외국인 관광객을 주요 고객으로 삼겠다는 목표다. 특히 제주항공과 협업을 통해 홍대 쇼핑몰과 호텔을 연계한 상품을 개발, 외국인 관광객을 공격적으로 유치할 방침이다.

AK플라자는 12월에는 세종시에 NSC 2호 점포도 오픈할 계획이다. 세종시 어진동 정부종합청사 앞에 KT&G가 조성 중인 복합단지 안에 자리잡을 예정이다. AK플라자는 해당 지역 주민 가운데 미취학 자녀를 둔 30∼40대가 많은 점을 고려해 라이프스타일 전문매장, SPA 의류 브랜드, 전자전문매장, 중대형서점, 식음료 브랜드 등 특화 매장을 입점시킬 예정이다. 2022년 상반기에는 지하철 신안산선 한양대역(가칭)과 미니 신도시가 들어설 예정인 경기 안산 사동에 3호 쇼핑몰을 열 예정이다.

롯데백화점이 운영하는 미니백화점 '엘큐브'도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엘큐브 홍대점은 4월 유통업계 최초로 게임 테마관 '홍대 엘큐브 게임관'으로 재탄생했다. 화장품, 패스트 패션(SPA), 잡화, 리빙 상품군을 과감히 철수하고 백화점 전층을 게임 관련 콘텐츠로 바꿨다.

성장하는 게임 시장과 지속 출시되는 게임 콘텐츠에 대해 체험할 수 있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엘큐브 홍대점을 다양한 게임과 게임 캐릭터 관련 굿즈를 체험할 수 있는 게임 테마관으로 변신시킨 것이다.

1층에는 국내 대표 게임기업 넷마블 첫 공식 매장 '넷마블스토어'가 입점했다. '세븐나이츠' '모두의마블' 등 넷마블 인기 게임 상품을 비롯해 대표 캐릭터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패션 매장이 몰려 있던 2, 3층도 건담 프라모델과 피규어 등 키덜트 상품을 판매하는 조이하비 매장과 스마트폰 게임존이 각각 들어섰다. 지하 1층은 '특설매장(팝업스토어)' 공간으로 유행하는 게임 콘텐츠를 정기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유통업계의 이같은 변화는 오프라인 매장의 성장세가 꺾이면서 차별화 상품과 특화 카테고리를 내세운 매장이 새로운 전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에 대한 규제 강화와 오프라인 시장 포화, 온라인 사업자와 경쟁 격화 등으로 정체된 성장세를 극복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빠른 트렌드 반영과 지역 상권에 맞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강화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면서 “향후 규모는 작지만 새로운 형태의 유통 채널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