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싱가포르 도착 둘째 날인 11일 정오(현지시간)까지 숙소인 싱가포르 세인트레지스 호텔에 머물며 외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6·12 북미정상회담 하루 전인 만큼 참모진과 최종 회담 전략을 점검한 것으로 파악된다.
김 위원장은 전날 오후 2시 36분쯤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도착한 뒤 6시 30분께 싱가포르 대통령궁인 이스타나에서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30분간 회담했다. 7시 14분쯤 숙소로 돌아온 것을 감안하면 이튿날 정오까지 17시간가량 호텔에 머물렀다.
김 위원장이 이날 오후쯤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선정된 싱가포르 센토사섬 내 카펠라호텔을 다녀올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김 위원장의 참모진도 미국 측과 최종 실무협상을 위한 물밑협상을 이어갔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이날 오전 9시 44분쯤 북미 실무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리츠칼튼 호텔에 모습을 드러냈다.
최 부상은 최강일 외무성 국장 대행과 김성혜 노동당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과 회담 장소에 도착해 성 김 주필리핀 미국 대사와 랜달 슈라이버 미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 등 미국 측 대표단과 실무협의를 가졌다. 회담은 2시간 정도 이어졌다. 최 부상 일행은 정오께 다시 호텔로 돌아와 김 위원장에게 회의 내용 등을 보고한 것으로 추정된다.
리용호 외무상도 이날 오전 8시 47분쯤 호텔을 떠났다가 한 시간 뒤인 9시 50분께 다시 호텔로 돌아왔다. 리 외무상은 비비안 발라크리쉬난 싱가포르 외무장관과 회담했다. 양 측은 북미회담 진행 관련해 사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으로 사실상 비서실장 역할을 하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도 전날 김 위원장과 함께 호텔로 돌아온 뒤 이날 오후 현재 외부 활동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과 김 제1부부장은 식당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북한에서 공수한 식재료로 식사를 해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은 일반인 출입은 자유로운 상태다. 다만 검색대를 통과하고 신체 검색을 받은 뒤 호텔 내부로 들어갈 수 있다. 싱가포르 무장경찰과 북한 경호원이 호텔 로비와 엘리베이터 앞을 지키고 있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