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개발한 진료상담 로봇이 전국 150개 병·의원에서 월 평균 3만건 이상 활용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서비스 시장에 AI를 접목한 첫 사례여서 주목된다.
헬스케어 전문기업인 웨저(대표 박해유)는 지난 2012년 출시한 진료상담 로봇 '케어봇'을 도입한 병·의원이 5월말을 기준으로 150개를 넘어섰고, 이들 병·의원에서 케어봇이 처리하는 채팅 상담 건수가 월 평균 3만건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12일 밝혔다.
이 회사가 개발한 '케어봇'은 24시간 자동으로 상담할 수 있는 AI 로봇이다. 병원을 방문하기 전에 이뤄지는 전화 상담을 담당한다.
지난해 초에는 야간과 휴일에도 상담할 수 있도록 상담 기능에 초점을 맞춰 기능을 개선한 '케어봇 나이트' 버전도 나왔다. 40만건 이상의 상담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료 과목별로 궁금증, 민원, 시술 안내, 예약 등을 이해하기 쉽게 압축해 설명한다. 질문 패턴과 유형을 자동 분석하고, 각종 통계 정보도 제공한다.
'케어봇'은 사람을 대신해 24시간 쉬지 않고 상담에 응하기 때문에 병원에서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다. 더구나 케어봇 상담 후 진료 예약율도 사람이 상담할 때와 유사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웨저가 지난해 7월부터 10개월 동안 케어봇 도입 병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야간과 휴일에 케어봇과 상담한 후 이뤄진 진료 예약율은 45%에 달했다.
회사 측은 케어봇을 도입한 병원 및 네이버와 3각 협약을 체결, 병원 및 의료서비스 검색과 케어봇 상담 기능을 자동 연결하는 AI 마케팅도 전개하고 있다.
올해는 진료나 시술 이후 건강관리, 식이요법 등을 자동 상담할 수 있는 '케어봇 애프터케어' 버전까지 개발해 선보일 계획이다.
박해유 대표는 “편리하고 정확한 상담으로 진료 예약까지 연결하는 것이 케어봇의 장점”이라면서 “케어봇 서비스를 대중화해 의료서비스 시장에 AI를 활용한 원격 상담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