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 레이스는 이변의 연속이었다. '미투(#MeToo·나도 당했다)' '드루킹' 등 대형 이슈가 연이어 터졌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지율 고공행진을 벌이며 순항하는 듯 했지만 연이은 악재를 맞았다. 차기 대권주자로 꼽혔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미투' 의혹으로 불구속 기소되면서 지방선거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이어 유력 충남지사 후보로 거론됐던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도 사생활 문제로 출마를 접었다. 서울시장 선거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정봉주 전 의원과 민병두 의원도 미투 여파로 인해 경선 대열에서 탈락했다.
이어 '드루킹' 파문이 여당을 덮쳤다. 인터넷 댓글 조작 혐의로 구속된 김 모(48·닉네임 드루킹)씨가 문 대통령의 '복심' 김경수 의원과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김씨가 자신이 이끄는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으로 알려진 한 변호사를 김 의원에게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했고, 변호사 이력서가 김 의원을 거쳐 실제로 청와대로 전달된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문이 번졌다.
선거운동 막바지에는 이재명 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자를 둘러싼 논란, 의혹이 선거판을 흔들었다. 지지율이 60%대까지 치솟았던 이 후보는 TV토론을 기점으로 집중 공격을 받았다. 가정사에서 비롯한 막말 논란에 이어 김영환 바른미래당 후보가 여배우 김부선씨와의 스캔들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작가 공지영씨와 김씨 본인이 가세해 공세 수위를 높였다. 김 씨가 이 후보를 상대로 준비한 고소장을 제시하면서 상황은 더 악화됐다.
여당이 방어에 나섰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표창원 의원이 SNS를 통해 “이 후보를 지지해달라”고 당부하면서 남경필 한국당 후보의 자격을 문제 삼자 남 후보가 법적 대응 의사를 밝히면서 진흙탕 싸움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민주당은 이어진 논란에도 지방선거에서 전체적으로 우위를 점하며 악재 여파를 비켜갔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도 댓글 조작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전신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이 2007년·2012년 대선,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매크로를 활용해 여론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민주당은 드루킹 특검에서 한나라당 때부터 이어진 여론조작 수사도 함께 진행돼야 한다며 반격했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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