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식품 시장이 유통업계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구매빈도도 높고 소비패턴 변화가 적어 충성고객 확보에도 효과 커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주목받고 있다. 가공식품에 거부감을 느끼는 일부 소비자들의 먹거리 수요를 대체할 수 있어 온라인몰은 물론 오프라인 유통업체들도 가세해 시장이 커지고 있다.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농축수산물 온라인 거래액은 연간 기준으로 2014년 1조1700억원에서 지난해 2조원을 넘어섰다. 출점이 멈춰 시장이 정체돼 있는 대형마트 시장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이에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는 출점제한·영업시간 제한 등 각종 규제에서 자유로운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으로 블루오션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기본적인 물류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유통업체로서는 큰 투자 없이 신선식품 시장에 뛰어들 수 있어 불황 속 돌파구로 떠오른 상황이다.
이마트는 14일 프리미엄 신선식품 브랜드 '저스트 프레쉬(Just Fresh)'를 선보였다. 이마트 바이어가 직접 산지와 생산자, 생산시기, 생육법 등을 꼼꼼히 따져 엄선한 상품들로 과일, 채소, 축산, 수산, 건식품 등으로 구성돼 있다. 연간 80개 품목을 운영할 전망이다.
저스트 프레쉬 신선식품은 패키지에 타 상품들과 차별화되는 포인트를 명시해 고객들이 구매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적극 알린다는 방침이다. 이를테면 청송사과는 '△사과 대표산지 △당도 선별 14Brix 내외 △색택 90% 이상 △크기 당도 꼼꼼히 선별'을, 점보 파프리카는 '△특대과 사이즈 엄선, △최첨단 시설 재배로 안전·안심, △아삭 아삭한 달콤한 맛'을 표기하는 식이다.
실제로 '저스트 프레쉬 청송사과'는 일교차가 커 예로부터 유명 사과산지로 널리 알려진 청송지역에서 생산되는 사과 중 상위 5% 내외의 우수 사과를 선별해 준비했다. 덕분에 일반 사과들이 11~12Brix의 당도를 지닌 데 반해 14Brix 내외의 고당도를 자랑하고 크기도 15kg 기준 40과 수준으로 특대 사이즈에 해당한다.
이마트가 이렇듯 프리미엄 신선식품 브랜드를 새로이 선보이는 이유는 신선식품이 대형마트의 '구원투수' 역할을 할 것으로 재조명 받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3사의 연간 매출 증감률은 2015년 -2.1%, 2016년 -1.4%, 2017년 -0.1%를 기록해 해마다 역신장을 거듭해 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신선식품의 경우 선도 문제로 인해 온라인 채널로의 소비층 이전이 제한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산지발굴이나 바잉파워 확보에 있어 오랜 영업노하우를 지닌 대형마트 업계가 비교우위를 가진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실제로, 신선식품이 이마트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구성비는 20%가 넘어 전체 매출의 4분의1 가량이 신선식품에서 발생하며, 이 수치는 해마다 증가하는 양상을 띄고 있다.
이마트는 가성비로 경쟁력을 확보한 EDLP 신선식품에 이어 품질을 강조한 프리미엄 신선브랜드 저스트 프레쉬를 출시함으로서 차별화를 도모하는 한편 신선식품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마켓트렌드]유통업계 '급성장하는 신선식품 시장을 잡아라'](https://img.etnews.com/photonews/1806/1081409_20180614111511_529_0002.jpg)
편의점 CU를 운영하고 있는 BGF는 SK플래닛의 자회사인 '헬로네이처'와 신주인수계약을 체결, 온라인 프리미엄 신선식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헬로네이처의 JV(조인트 벤처) 참여로 BGF는 '친환경 프리미엄 브랜드'와 '신선식품 카테고리의 운영 전문성' '온라인 플랫폼'을 동시에 확보, 기존 BGF가 보유한 오프라인 유통망과 물류네트워크, 유통서비스의 역량이 더해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게 됐다.
롯데슈퍼도 전날 밤 10시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3시부터 7시까지 4시간 사이 집 앞 식탁까지 배송하는 '오전배송'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12일 천안시 동남구 신안동에 위치한 '롯데프레시 9호 천안센터'를 오픈하며 기존 광주센터와 함께 지방권까지 서비스 확대에도 나섰다. 현재 롯데프레시센터는 서울·경인권 7개 센터와 지방권 광주센터와 천안센터를 운영 중이다.
특히 롯데슈퍼 온라인 배송 전용센터인 '롯데프레시센터'는 기존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하는 지역 고객들의 니즈와 구매 패턴과 온라인 소비자 구매 정보를 기반으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소비자들의 필요로 하는 상품을 제안하고 있다. 롯데프리미엄푸드마켓에서만 판매되는 상품을 운영하는 특화관을, 가성비를 중시하는 2030대가 많은 '상계센터'에서는 균일가 상품을 전문으로 운영하는 '다이소 당일 배송관'을 온라인 최초로 운영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신선식품은 콜드체인 물류시스템 없이 운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면서 “자본과 물류 시스템을 갖춘 대형 유통업체의 시장 진출이 계속되고 있어 기존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업체들과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주현 유통 전문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