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작에 나왔다면 회계 박사가 됐을 텐데….”
평생교육 전문기업 휴넷이 개발한 게임러닝 프로그램 '아르고'를 체험해봤다. 직장인 대상 직무 능력 향상 교육을 게임으로 풀어냈다. 재무회계는 어렵다는 관념을 깰 수 있다.
게임은 조별로 나눠 펼쳐진다. 3~6명이 한 조로 구성된다. 최대 5개 조가 게임에 나선다. 인터넷 게임방을 연상케 한다. 조별로 PC를 앞에 두고 삼삼오오 모여 승부를 겨룬다. 대결은 각자 회사를 얼마나 잘 키우느냐에 달렸다.
먼저 회사 입찰부터 시작한다. 게임에 앞서 500코인을 지급받는다. 이 코인으로 입찰에 참가, 원하는 회사를 손에 넣을 수 있다.
기업은 총 6개다. 자산, 부채, 매출과 같은 기본적 재무구조를 살펴보고 적정 입찰가를 써내야 한다. 이때부터 치열한 두뇌 싸움이 전개된다. 코인 낭비를 줄이면서 건실한 회사를 낙찰받는 게 관건이다.
전체 조가 회사를 갖게 되면 본게임 막이 오른다. 팀원들은 역할을 배분한다. 실제 기업처럼 대표(CEO), 인사, 영업, 전략, 연구개발(R&D), 생산 책임자를 맡는다.
이제부터 회사를 키워나갈 차례다. 방법은 주사위 던지기 놀이다. 얼핏 보면 인기 모바일 보드게임 '모두의마블'과 비슷하다. 주사위를 굴려 나온 숫자만큼 캐릭터를 이동시킨 뒤 도착한 칸에 적힌 미션을 수행한다.
문제를 한 번에 맞히면 코인 5개를 얻는다. 재무·원가회계 지식이 있다면 쉽게 풀 수 있다. 몰라도 괜찮다. 재빨리 힌트 보기를 누르면 해설이 나타난다. 참고해 답을 내면 된다. 오답을 선택하면 코인 획득 없이 다음 칸으로 전진해야 한다.
게임 도중 조별로 코인 보유 숫자를 확인할 수 있다.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기록을 공개한다. 뒤처져있다고 낙심할 필요는 없다. 역전 기회가 곳곳에 있다.
수업 진행을 돕는 담당자가 열쇠를 쥐고 있다. 관리자용 컴퓨터로 조별 진행 상황을 점검, 틈틈이 과제를 던진다. 최대 1000코인 걸린 문제도 낸다. 집중력이 떨어진 조에는 페널티를 가하기도 한다.
이 같은 방식으로 가상 회사를 3년간 운영한다. 총 8시간 과정이다. 업체 사정에 맞춰 4시간으로 단축할 수 있다. 아르고를 즐기려면 관련 온라인 교육을 먼저 들어야 한다. 기본기를 갖춰야만 선수로 뛸 수 있다.

김형관 휴넷 이사는 “온라인 사전 학습과 오프라인 수업을 결합한 플립러닝 방식을 적용했다”며 “교육 콘텐츠에 게임을 융합, 시장 혁신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아르고는 게임러닝 분야 국내 최초로 고용노동부 '스마트훈련 A등급'을 획득했다. 고용보험환급과정으로 정식 인정받았다. 내달 1일 첫 강의가 열린다. 중소기업 직원은 전액 환급 대상이다.
휴넷은 직장인 전문 온라인 교육 기업다. 올해로 19년차 회사다. 지난해 매출은 400억원이다. 올해 목표는 500억원이다. 직원 수는 308명이다. 주력 사업은 교육 콘텐츠 기획과 온라인 시스템 운영이다.
플랫폼 서비스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인공지능(AI), 게임, 가상현실(VR)을 포함한 정보기술(IT)을 앞세워 교육 효율을 높이고 맞춤형 수업을 실현할 계획이다. 게임러닝 글로벌화도 선도한다.
조영탁 휴넷 대표는 “게임, AI, VR 분야 투자를 지속 늘리고 있다”며 “미국, 중국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고 현재 아르고 중국 버전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최종희기자 choi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