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 세계인의 축제인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열기가 점차 고조되는 가운데 과거 대형 스포츠 행사 때마다 재미를 봤던 보험사들은 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와 KB손해보험, 현대해상,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등 대형사 중에 2018년 러시아 월드컵 관련 컨틴전시 보험 계약을 맺은 손해보험사는 전무하다.
한 대형사 관계자는 “러시아 월드컵과 관련해 컨틴전시 보험을 문의한 업체가 없어 계약을 맺지 못했다”며 “대형 스포츠 이벤트임에도 불구하고 월드컵 특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컨틴전시 보험은 이른바 '상금보상보험'으로 불린다. 기업이 마케팅이나 이벤트를 실시할 때 주로 가입한다. 예를 들면 A기업이 어떤 경품을 내걸고 이벤트를 할 때 당첨자가 발생하면 상품을 보내야 한다. 이때 상품 구매에서 발생하는 금전 손실을 보험사가 보장하는 것이다.
컨틴전시 보험은 2002년 월드컵 때 최대 호황을 누렸다. 이후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는 롯데손보·LIG손보·현대해상 등이,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는 메리츠화재·한화손보·롯데손보·삼성화재·현대해상·LIG손보 등 6개 손해보험사가 유통회사와 금융회사 등 15개 업체의 상금보상보험(52억8000만원, 수입보험료는 12억4000만원) 계약을 인수했다.
당시 해당 보험사들은 보험금 지급 조건으로 우선 한국 축구 대표팀이 16강 진출을 하면 6억3000만원을 지급했다. 또 롯데손보가 3개 회사에 5억7700만원, 삼성화재가 5000만원 등을 지급한다. 이후 8강 진출 때는 23억2000만원, 4강 진출 때는 5억2000만원이 각각 추가로 지급하는 등의 조건을 걸었다.
현대해상은 16강전에서 박지성 선수가 골을 넣어 이길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는 계약을 별도로 했다. LIG손보는 최소 2승일 때 1억원, 추가 1승 당 5000만원을 지급하는 계약을 맺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많은 기업이 떠들썩한 행사는 줄이는 대신 홍보활동을 실시하고, 소규모 경품을 지급하는 행사로 관련 이벤트를 축소하면서 컨틴전시 보험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스포츠 마케팅에 대규모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대거 축소하면서 컨틴전시 보험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라며 “경품을 제공하더라도 소규모 제품을 한해 제공되는 만큼 기업 자체적으로 비용부담이 크지 않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박윤호기자 yun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