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복지재단은 비탈길 돌진 차량을 온몸으로 멈춰 세운 황창연(50)씨에게 'LG 의인상'을 전달키로 했다.
전남 진도군청 공무원인 황창연씨는 지난달 28일 오후 6시30분쯤 퇴근을 하던 중 진도읍 한 아파트 단지 입구 경사로에 세워둔 차량이 갑자기 뒤로 미끄러지는 것을 목격했다.
당시 차량 안에는 학원 수업을 마친 초등학생 여러 명이 타고 있었다. 운전자는 기어와 제동장치를 허술하게 해놓은 사실을 모른 채 아이들을 배웅하기 위해 자리를 비웠다.
황 씨는 '살려 달라'는 소리를 듣고 망설임 없이 달려가 차 문을 잡았다. 이후 한쪽발로 버텨 차량을 세워보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에 몸을 반쯤 차 안쪽으로 집어넣었다. 황 씨는 기어를 바꾸고 사이드 브레이크를 잡아 당겨 극적으로 차량을 멈춰 세웠다.
차량이 계속 내려왔다면 차량 통행이 빈번한 왕복 2차선 도로로 진입하게 돼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
황 씨는 차량에 매달려 멈추는 과정에서 바닥으로 튕겨져 나가 척추뼈가 골절되는 등 전치 12주의 큰 부상을 입었다. 현재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다.
황 씨는 “아이들이 타고 있어 세워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며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고, 무엇보다 아이들이 무사해 다행”이라고 말했다.
LG복지재단 관계자는 “황 씨는 위험을 무릅쓰고 아이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온몸을 내던졌다”며 “황 씨의 용기 있는 행동을 우리 사회가 함께 격려하자는 의미로 의인상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LG복지재단은 2015년 'LG 의인상'을 제정했다.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보답한다”는 고(故) 구본무 LG 회장 뜻을 반영했다. 향후에도 우리 사회 의인을 꾸준히 발굴해 지원할 계획이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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