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 열풍에 ‘협업툴’ 시장도 들썩들썩

워라밸 열풍에 ‘협업툴’ 시장도 들썩들썩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으로 워라밸 열풍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직장인들의 업무 가운데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협업을 보다 생산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협업툴’에 대한 관심도 급증하고 있다.

일과 삶의 균형(Work and Life Balance)을 뜻하는 워라밸을 위해서는 효율적 근로시간 관리와 업무 생산성 극대화가 필수다. 특히 협업이 전체 업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협업 관리가 곧 생산성 증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맥킨지와 한국생산성본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식근로자가 협업 커뮤니케이션과 정보검색에 투자하는 시간은 하루 8시간 중 무료 70%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전세계 협업툴 시장은 매년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영국의 시장조사 전문업체인 테크나비오(Technavio)가 발표한 '글로벌 클라우드 기반 협업툴 시장조사 보고서'에 의하면, 단순 문서 기반 협업툴부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신저, 업무흐름 기반 협업툴에 이르기까지 전세계 클라우드 방식의 협업툴 시장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11%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성장률은 전세계 평균을 넘어서는 연평균 16%의 성장률이 기대된다는 점이다.

또 다른 미국 시장조사전문업체인 리포트링커(ReportLinker) 역시 전세계 협업툴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CAGR)을 11%로 전망하며, 올해 345억달러(약 37조6천억원)에서 오는 2023년에는 599억달러(약 65조3천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처럼 전세계 협업툴 시장이 급성장하는 배경에는 기업간 혹은 기업내 부서간 효과적인 의사소통과 데이터 통합비용의 최소화 과정에서 협업툴의 역할이 크기 때문이다. 한정된 근로시간 내에서 협업 효율성이 높아질 경우 기업 서비스 품질 개선은 물론, 장기적인 관점에서 관리 비용 단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관된 설명이다. 특히 모바일 기기 확산으로 정보에 접근하는 기기가 다양화되면서 기존 소프트웨어 일변도의 협업툴도, 웹 기반 서비스나 모바일 앱으로 확장되는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법정 근로시간 단축과 워라밸 문화 확산은 단순히 협업툴 도입 확산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라, 기업들의 협업 문화에도 변화를 줄 전망이다. 그 동안 국내 기업들이 선호하던 협업 방식은 타임라인 방식으로 업무 진행상황을 살펴보며 각자 업무를 책임지거나,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업무 지시 및 수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왔다. 이러한 방식에 최적화된 협업 솔루션이 바로 타임라인 기반의 SNS 협업 플랫폼과 실시간 소통 기반의 메신저 협업 솔루션이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팀 효율성은 높은 반면, 개인 사용자가 업무 시간을 많이 투자해야 할 뿐더러, 실시간 대응으로 인한 업무집중도 저하가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타임라인 방식이다보니 지난 자료나 정보를 검색하는 데 시간이 너무 많이 필요하고, 신속한 답변이 요구되다 보니 업무 시간 중간 중간에 방해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 실제, 캘리포니아 대학교의 글로리아 마크(Gloria Janet Mark) 정보과학과(informatics) 교수의 연구자료에 따르면, 일반 사무직 근무자는 매 11분마다 한 번씩 방해를 받고 있으며, 다시 업무로 복귀하기 위해 평균 25분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업무 환경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등장한 솔루션이 바로 이슈기반 협업툴이다. 일명 3세대 협업 솔루션으로 불리는 이 툴은 여타 협업툴과 마찬가지로 자료 공유, 의사소통, 의사결정, 이슈관리 등을 지원하지만, 결정적으로 다른 점은 실제 협업 환경에서 실행되는 프로세스, 즉 워크플로우 그대로 협업 환경을 구현한다는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이슈기반 협업툴인 '콜라비'를 살펴보면, 실제 업무환경에서 이뤄지는 워크플로우를 그대로 따른다. 팀별로 혹은 프로젝트별로 '프로젝트 공간'을 만들면, 팀원은 누구나 아이디어나 이슈를 토대로 글을 작성할 수 있다. 생성된 이슈 내에는 댓글을 통한 피드백 전달, 할 일 지정, 의사결정 요청, 파일공유 등 다양한 협업을 수행할 수 있는데, 이와 같이 이슈를 해결하기 위한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1페이지로 확인 가능하다. 게다가 프로젝트별로 이슈 진행상황을 열거하는 칸반 방식으로 확인하거나, 뉴스피드 섹션을 통해 본인과 연결된 이슈만 별도로 확인할 수도 있다.

워라밸은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청이자 흐름이다. 결국 기업 입장에서는 법적 근로시간은 지키면서 생산성은 높여야 하는 숙제를 더 미룰 수 없게 된 셈이다. 협업툴이 워라밸 실현을 위한 만병통치약은 아니지만, 타점이 높은 해결책인 것만은 확실하다. 국내에서도 워라밸 확산을 기점으로 이슈기반 협업툴이 대세로 자리잡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종민 기자 (jongmin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