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열흘 앞으로 다가온 근로시간 단축이 적용되는 사업장에서 근로시간 위반이 적발될 경우 최장 6개월의 시정 기간을 부여한다.
고용노동부는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이날 당·정·청이 합의한 근로시간 단축 계도기간 연장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김왕 고용부는 근로기준정책국장은 “근로감독 또는 진정 등 처리 과정에서 근로시간 위반이 확인되더라도 교대제 개편, 인력 충원 등 장시간 근로 원인 해소를 위한 조치가 필요한 경우 최장 6개월의 시정 기간을 부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 최대 52시간의 근로시간을 위반하는 사업장에 대해 3개월의 시정 기간을 부여하되 이를 한 차례 추가할 수 있게 한다.
현재 고용부 근로감독관은 근로시간 위반 사업장에 대해 최대 7일의 시정 기간을 줄 수 있고 사업주의 요청에 따라 이를 7일 연장할 수 있다. 이번 조치로 최장 14일인 시정 기간을 6개월로 대폭 늘린 셈이다.
근로시간 위반 사업주에게 최장 6개월의 시정 기간을 주면 처벌 여부에 관한 결정도 6개월 유예하는 결과가 된다. 근로감독관은 시정기간에 사업주가 시정 지시를 이행하면 '내사 종결' 처리하지만, 이행하지 않을 경우 범죄로 인지하고 수사에 착수한다. 근로시간 위반 사업주는 2년 이하 징역 혹은 2000만원 이하 벌금의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김 국장은 “근로시간 위반 사업주에 대한 사법처리 과정에서도 법 위반 사실과 함께 그간 근로시간 준수를 위한 사업주의 조치 내용 등을 수사해 처리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노동자가 사업주의 노동시간 위반을 고소·고발할 경우 고용부는 수사에 착수하더라도 사업주가 법을 준수하려고 노력한 사정 등이 파악되면 검찰에 송치할 때 이를 최대한 반영함으로써 선처를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다만 기업들이 완전히 마음을 놓을 수 있게 된 것은 아니다. 정부가 시정기간을 일률적으로 6개월로 규정하지 않았고, 근로감독관 재량에 따라 3개월의 시정기간이 부여될 가능성도 열려 있다.
김 국장은 “근로시간 위반에 관한 시정지시는 전적으로 근로감독관의 권한”이라며 “근로감독관의 판단에 따라 시정기간이 기업별로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함봉균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hbkon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