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인을 상대로 '묻지마 폭행'을 한 조현병 환자인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조현병 환자 최모(40)씨는 지난 24일 오전 7시쯤 영등포구 대림동의 한 주유소에서 직원을 폭행했다.
경찰이 오자 도망친 최씨는 인근 공원에서 택시를 잡은 뒤 택시기사의 얼굴을 때렸고 자전거를 타고 가던 행인을 벽돌로 내리치기도 했다. 또 근처 마트에서는 물건을 헤집으며 흉기를 찾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최씨가 조현병 환자인데 자신이 한 일을 전혀 기억 못 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씨가 앓고 있는 조현병이란 정신분열증으로 불리며 망상, 환청, 정서적 둔감 등의 증상과 사회적 기능에 장애를 불러올 수 있다.
실제 조현병 환자들은 원활한 사회생활을 위해 다채로운 치료를 받고 있으며, 대게 20~30% 정도의 환자들은 치료를 통해 정상적인 삶이 가능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그렇지 않은 환자는 반복적인 입원, 증상 악화가 이어진다.
최근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들이 '조현병'을 호소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관련 업계 전문가들은 '조현병이 범죄 유발의 원인이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JTBC '잡스'에 출연해 "대부분 조현병 환자들은 약물 처방으로 일상적 생활이 가능하다"며 "강력 범죄자 중 실제 조현병 진단을 받은 사람은 0.04%밖에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조현병을 감형을 받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일침이 나오는 상황이다.
한편, 경찰은 최씨를 특수폭행 등의 혐의로 입건해 정확한 범행동기와 경위 등을 수사하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윤민지 기자 (yun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