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가 조현아 등 총수 일가 연관검색어를 해당 기업 요청을 받고 삭제했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가 26일 공개한 '2017년 상반기 검색어 검증 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해 상반기 대기업 총수 일가 연관검색어를 '명예훼손' 사유로 제외했다.
KISO 검증위원회는 “해당 검색어가 명예훼손 또는 개인정보 침해 사유에 해당해 제외처리의 대상이라는 점에는 동의하나 당사자 신고에 의해 처리하는 게 타당하다”면서 “자체 검수에 의해 제외처리한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네이버는 이에 대해 규정을 적용하는 데 착오가 있었지만 처리 자체는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신고에 의해 제외처리한 검색어인데 자체 판단에 의한 처리로 잘못 분류됐다”면서 “일반인 이름도 함께 삭제한 것은 명예훼손이 아니라 개인정보 유출을 적용했어야 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조현아-김준현 김정은'이라는 연관검색어도 대한항공 측 요청으로 삭제됐다. 조현아 씨를 패러디한 개그프로그램이 방송됐고, 관련 언론보도가 1건 있었다. 당시 대한항공 측은 해당 검색어는 KISO 정책규정 제13조 제1항 5호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제외 요청했다.
해당 조항은 개인이 권리침해 등을 이유로 연관검색어 삭제를 요청한 경우다. 연관검색어 등 자체가 명예 또는 사생활 보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의미를 띠고 있는데, 실제 연관검색어를 선택했을 때 검색결과는 전혀 존재하지 않거나 무관한 내용만 검색돼야 한다.
위원회는 “해당 검색어가 명예 또는 사생활 보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가 불분명하고, 검색결과가 전혀 없던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면서 “조금 더 조심스럽게 판단하라는 취지에서 지적한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 관계자는 “당사자 신청이 있고 언론 보도 등이 1건에 불과해 개정 전 KISO 정책규정 제13조 제1항 제5호에 해당한다고 봤다”면서 “처리 자체에 문제는 없다”고 해명했다.
KISO는 2009년 인터넷 사업자들이 업계 이슈를 자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출범했다. 네이버는 검색어 조작 논란이 벌어진 2012년 이래로 KISO에 검증을 맡겨오고 있다.
유창선 성장기업부 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