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기연구원(KERI·원장 최규하) 소속 전력기기 시험전문가 2명이 세계단락시험협의체(STL) 기술그룹 의장으로 활동한다. 전력기기 규격 개정을 비롯한 국제 표준 제정에서 우리나라의 영향력 확대가 기대된다.
한국전기연구원은 박승재 전기기기평가본부장과 류정현 대전력시험1실 선임기술원이 비 유럽권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STL 기술그룹 의장에 선임됐다고 27일 밝혔다.
STL은 전 세계 전기 시험인증기관 간 협력 포럼이자 국제 중전기기 표준 제정에서 독보적 권위를 가진 시험인증 협의체다. 현재 중전기기 규격을 비롯한 표준화한 시험인증 방법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KERI는 2003년에 가입해 2011년 정회원 자격을 획득했다.
박승재 본부장과 류정현 선임기술원이 의장으로 활동할 기술그룹은 'TG4'와 'TG17'이다. TG4는 중전기기 시험인증 가운데 핵심인 고압차단기를 다루는 그룹으로 그동안 유럽권이 의장직을 독식해왔다.
TG17은 차단기를 대상으로 '근거리 선로고장' 시험과 품질 균일화를 도모하고 세계 시험소 간 측정 능력을 비교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KERI는 비교 시험능력을 토대로 STL의 비교시험 프로그램 개발에 기여해 왔다.
STL은 그동안 유럽 국가와 해당 시험인증기관을 중심으로 운영됐다. KERI의 의장 배출에 따라 우리나라는 물론 아시아 국가 및 시험인증기관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중전기기 제조사의 의견이 적극 반영된다면 해외시장 진출과 세계 중전기기 시장 주도권 확보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박승재 본부장은 “유럽 중전기기 제조사들은 앞선 기술력과 유럽 중심의 STL 표준 제정 활동을 활용해 기술 장벽을 높여가고 있다”면서 “내실있는 기술 보고서 작성과 동시에 국내 제조사의 요구사항을 적극 수렴하고, 국제 규격 개정 동향도 발 빠르게 전하겠다”고 말했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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