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산업계 온실가스 감축 압박을 두 배 강화한다. 현 온실가스 배출권 시세를 감안하면 연간 9000억원 가까운 비용 부담이 추가 발생한다.
정부는 대기·에너지정책 변화를 반영하고 국제사회에 약속한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관계 부처 합동으로 '2030 국가 온실가스감축 기본로드맵 수정(안)'을 마련해 28일 공개했다.
정부는 기존 로드맵이 온실가스 감축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과 문재인 정부 국정 과제인 미세먼지 감축과 에너지 전환 정책을 수정안에 반영했다. 국내 온실가스 감축 잠재량을 재평가,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이행 가능성을 높였다.
기존 로드맵 상 감축 후 배출량 목표인 5억3600만톤은 그대로 유지했다. 감축 목표 30%를 넘게 차지함에도 이행 방안이 불확실하던 국외 감축량 9600만톤을 최소화하고 국내 감축 대책으로 보완했다.
이에 따라 국외 감축량 상당 부분이 국내 산업계로 돌아갔다. 국내 감축률은 기존 로드맵 25.7%에서 수정안은 32.5%로 올라갔다. 산업계 온실가스 감축률은 기존 11.7%에서 20.5%로 약 두 배 상향됐다.
전체 감축량으로 보면 국내에서 8220만톤을 더 줄여야 한다. 국내 배출량이 7억2460만톤에서 6억4240만톤으로 감소하기 때문이다. 추가 감축량 가운데 절반이 넘는 4220만톤이 산업계 몫이다. 산술로 현재 온실가스 배출권 가격 톤당 2만1000원을 대입하면 부담 비용으로 연간 약 8800억원 늘어난다.
정부는 온실가스 감축량은 늘어도 비용 부담은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존 로드맵상 온실가스 감축 활동은 2030년 GDP 0.54% 감소 영향을 줄 것으로 판단됐지만 수정 로드맵은 0.45% 정도로 줄어들 것이 추산된다고 밝혔다. GDP 감소폭이 줄어든다는 것은 그만큼 비용이 적게 든다는 얘기다.
환경부 관계자는 “우리나라 내부 생산이 안정됐고, (온실가스 감축 활동이 주는) 경제 영향이 완화됐다”면서 “경제성장률을 과거 3%로 전망했지만 이번에는 2.6%로 낮춰 반영했고, 노동성장률도 줄어 GDP에 미치는 영향도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2016년 예상했던 것보다 우리나라 경제성장이 더디고, 전력수요 등 에너지소비가 전반적으로 감소할 것으로 보여 과거 예상했던 배출량보다 실제 배출량이 훨씬 줄어들 것이라는 부분이 수정 로드맵에 반영됐다는 것이다.
산업계 등 국내 배출원에서 줄여야 할 온실가스 양이 과거 기준치에 비해 늘어나지만 실제로는 에너지 소비 둔화로 자연스럽게 줄어들고, 감축 노력이 필요한 부분도 감소할 것이라는 뜻이다.
정부는 국내 감축량 외에 남는 잔여 감축량(5.4%)은 산림흡수원 활용과 개발도상국 양자 협력을 통한 국외 감축 등으로 해소한다. 온실가스 감축기술 연구개발(R&D), 남북협력사업 추진 방안 등을 통한 국내 감축 잠재량을 발굴해 국외 감축 규모를 줄일 방침이다.
정부는 전문가, 이해관계자, 국민 의견을 들어 7월 중 수정안을 확정한다.
부문별 감축 목표 종합 및 기존 로드맵과 비교
(단위 : 백만톤, %)
[자료:환경부]
함봉균 산업정책부(세종) 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