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개별화로 글로벌 대학 혁신... 한국은 재정부담에 발목

“전혀 다른 전공을 융합해 기존에 없는 세계 유일의 전공, 각 과에서 커리큘럼을 조합해 학생이 설계한 전공, 3000시간에 달하는 팀 프로젝트.....”

100여명의 대학 총장단이 융합·개별화를 중심으로 하는 글로벌 대학들의 혁신 사례를 공유하고 한국 대학 역시 혁신을 서둘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편으로는 학령인구 감소와 등록금 동결 등으로 재정 부담에 발목이 잡혀 있다고 토로하면서 정부의 재정지원을 촉구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회장 장호성 단국대 총장)는 28일부터 29일까지 강릉 세인트존스호텔에서 전국 200개 4년제 대학 중 126개 대학총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미래사회와 고등교육'을 주제로 하계 대학총장세미나를 개최했다.

세미나에서는 총장들이 대학이 처한 현실을 진단하고 상반기동안 고등교육미래위원회가 수행한 미래 사회 대비 고등교육 혁신방안 연구 결과를 공유했다.

연구를 수행한 송해덕 중앙대 교수는 글로벌 대학들이 학생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개혁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뉴욕주립대는 100개 이상의 다학제적 세미나를 제공함으로써 학생이 개별연구를 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애리조나주립대학은 80개의 전공을 없애고 새로운 전공으로 통폐합하면서, 세계에서 유일한 융합형 전공을 만들어 주목을 받았다. 문제해결 프로세스를 도입한 스탠포드의 d-스쿨이나 팀프로젝트로 전공을 운영하는 핀란드의 팀아카데미 등도 사례로 소개했다.

송 교수는 이러한 성공사례에서 국내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안들로 △주제 중심의 교양 과정 개설 △학습 혁신을 위한 데이터센터 △우수학생 동기유발을 위한 우등기초교양프로그램 △대학간 연계 등을 제시했다.

이 같은 미래 교육 패러다임전환을 위해 재정확보가 급선무이며, 정부가 고등교육 재정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올 해 교육예산은 2017년 대비 8.1% 늘어났으나, 유초중등 교육예산이 9.8% 늘었고 고등교육예산은 불과 0.2% 늘어나는 데 그쳤다는 지적도 나왔다. 전체 교육예산에서 고등교육이 차지하는 비중이 오히려 감소했다는 것이다.

김창수 대교협 고등교육미래위원회 위원장은 “학령인구 감소와 등록금 동결로 수입은 줄고 대학의 지출은 대폭 늘어나는 상황”이라면서 “고등교육 재정 교부금법 등 안정적으로 재정을 수혈해 줄 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학생 1인당 고등교육 공교육비가 OECD 평균의 59.3%로 매우 낮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가장학금은 대학에 대한 지원 내역이 아니기 때문에 실질 지원 규모에서는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실질고등교육예산의 GDP 비중은 2010년 0.37%에서 2017년 0.35%로 줄어들었다고 계산했다.

이와 함께 정부가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도 대학의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으로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대학이 스스로 사회적 책무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대학정보공시를 제대로 하고 재정도 공개하려고 한다”면서 “대학이 노력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자체 평가를 통해서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테니 대학에 맡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호성 대교협 회장(단국대 총장)은 “비록 자율개선대학일지라도 인구절벽 앞에서는 향후 생존에 자신할 수 없다”고 설명하고, “대학재정 악화와 구조개혁의 긴박한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사회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고등교육을 혁신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2018 하계대학총장세미나를 28일 강릉 세인트존스호텔에서 개최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2018 하계대학총장세미나를 28일 강릉 세인트존스호텔에서 개최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강릉 세인트존스 호텔에서 28일 2018 하계 대학총장세미나를 개최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강릉 세인트존스 호텔에서 28일 2018 하계 대학총장세미나를 개최했다.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