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갑 한국전력 사장이 전기요금 현실화 필요성을 '콩(연료)'과 '두부(전기)'에 비유해 설명했다. 시장원칙에 따라 전기요금을 매기지 못하면서 두부가 콩 보다 싼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 등 일부 전력 소비자에게 연료가격 등 원가를 제대로 반영해 전기요금을 현실화하자는 주장이다.
김 사장은 지난 1일 페이스북에 올린 '두부공장의 걱정거리'라는 제목의 글에서 “저는 콩을 가공해 두부를 생산하고 있다”며 운을 뗐다. 석탄, 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를 수입해 전기를 만드는 한전 역할을 두부공장에 빗댔다.
김 사장은 가공비 등을 고려하면 두부가 콩보다 비싸야 한다면서 “수입 콩 값이 올라갈 때 그만큼 두부 값을 올리지 않았더니 이제는 두부가 콩 보다 더 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두부 소비가 대폭 늘어나고 콩을 두부보다 좋아하던 사람의 소비성향도 두부로 급속도로 옮겨간다고 풀이했다. “소비 왜곡이 이만저만이 아니고 다른 나라에는 거의 볼 수 없는 사례”라고 꼬집었다.
그는 “소비 왜곡을 해결하려면 두부공장 스스로 최대한 원가를 줄이고 생산성을 향상해야 하며 형편이 어려운 일부 소비계층에는 생필품인 두부를 콩 값보다 저렴한 현재 시세로 계속 공급해야 한다”고 고민을 전했다.
그러면서 “일반 소비자에게는 원자재 가격을 회수하고 공장을 유지할 수 있는 정도의 정상가격을 받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다수 소비자 공감대를 얻어 시행한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심야 시간대의 산업용 전기요금이 너무 저렴해 기업의 전력 과소비를 일으킨다며 이 시간대 전기요금을 인상하고 연료비 가격 변동을 전기요금에 연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호 산업정책부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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