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가 머리카락 굵기 수준의 캡슐형 레이저 공진기 개발에 성공했다. 국부 영역에만 조사할 수 있는 치료용 레이저로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KAIST(총장 신성철)는 김신현 생명화학공학과 교수팀이 김윤호 한국화학연구원 박사팀과 함께 치료용 레이저를 비롯한 광범위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레이저 공진기를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레이저 공진기는 레이저 파장을 만드는 핵심 장치다. 액정을 활용해 필름 형태로 만드는데, 레이저 발광 방향이 고정돼 있다. 거울 반사가 필수여서 크기가 크고 미세 부분에 사용하기 어렵다.
연구팀이 개발한 레이저 공진기는 '크리슈나 글로리오사 풍뎅이' 외피와 동일한 구조를 탑재해 문제를 해결했다.
크리슈나 글로리오사 풍뎅이는 왼쪽으로 원편광된 빛을 비추면 나뭇잎과 비슷한 초록색을 띠고, 우측 원편광 빛을 비추면 아무 색도 보이지 않는다. 외피에 왼쪽 방향으로 도는 나선구조가 있기 때문이다.
나선 구조는 동일 방향으로 원편광된 빛만 선택 반사해 반사색을 보인다. 이런 나선 구조를 이용하면 레이저 공진기에서도 특정 파장의 빛을 제어하고, 거울 없이도 레이저 공진기를 구현할 수 있다.
연구팀은 새로운 레이저 공진기를 머리카락 크기 수준의 캡슐로 제작했다. 목표 지점에 정밀하게 주사하거나 이식할 수 있도록 했다.
캡슐형 레이저 공진기는 삼중 구조다. 코어 액정 분자와 발광 분자 혼합물을 액체 상태배향층과 고체탄성층으로 감싸는 형태다. 배향층은 액정 분자가 높은 배향 수준을 갖게 하고, 탄성층은 캡슐 기계 안정성을 높인다.
연구팀은 레이저 공진기가 이런 구조를 통해 공기 중에서도 구형을 유지하고, 캡슐 표면을 따라 3차원 전방향으로 레이저 빛을 내뿜는다고 설명했다.
또 공진기 변형으로 발광 방향 및 레이저 세기를 조절하고, 온도 조절로 액정 나선구조 간격 변화도 가능하다.
김 교수는 “새로운 캡슐형 레이저는 작은 크기와 높은 기계적 안정성을 가져 주사 및 이식이 가능하다”며 “국부 영역에만 조사할 수 있는 치료용 레이저로 사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