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팩토리 콘퍼런스]"제조현장 스마트팩토리 도입 시급하다” 한 목소리

'스마트 팩토리 전략 콘퍼런스2018'이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됐다.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스마트 팩토리 전략 콘퍼런스2018'이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최됐다. 김동욱기자 gphoto@etnews.com

국내 생산 자동화 전문가가 스마트팩토리 도입이 뒤처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필요성에 대한 미흡한 인식과 열악한 중소기업 여건 등을 이유로 중소 제조현장까지 제조 혁신이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수년 내 인도나 아프리카에도 생산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3~5년 뒤 아프리카에게도 생산성 뒤처질 것”

박순용 ABB코리아 본부장이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위한 로봇자동화 혁신방안'이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박순용 ABB코리아 본부장이 '스마트 팩토리 구축을 위한 로봇자동화 혁신방안'이라는 주제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박순용 ABB코리아 부사장은 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팩토리 전략 콘퍼런스 2018' 기조강연에서 “인도와 중국뿐 아니라 아프리카에 있는 기업까지도 빠르게 스마트팩토리 전환에 투자하고 있다”면서 “기존 공장이나 신규 공장에 솔루션이 들어가고 있어 디지털화가 끝난 3~5년 뒤에는 국내 기업과 생산성이 크게 차이가 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사업마다 어떤 공정에 어떤 솔루션을 적용할지 세부 실행방안을 마련하고 장기 비전을 갖고 연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마트팩토리는 기존 생산 자동화를 뛰어넘는 개념이다. 디지털화를 통해 제조현장부터 고객까지 모든 생산주체가 인터넷으로 연결, 생산성과 효율성이 크게 증가한다. 인공지능(AI)이 단계별 빅데이터를 분석해 제안뿐 아니라 운영까지도 담당할 수 있다.

대기업은 스마트팩토리 구현에 힘을 쏟고 있지만 국내 제조기업 다수를 차지하는 중소기업 현장까지 빠르게 도입되지 못하고 있다. 경영진이 스마트팩토리에 대한 인식이 미흡하고 자금 여력이 부족해 수십억원에 달하는 투자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박한구 인더스트리4.0협회장은 “기업 경영자가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자동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기업 가운데 현재 스마트팩토리 구현 조건을 만족하는 기업이 많지 않지만 생존을 위해선 필수적으로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스마트팩토리 시대에는 대기업 납품에 종속된 전속거래가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 팔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정부 지원만으로 구축하려는 자세를 버리고 기업 경영자부터 전사 공감대를 형성하고 서플라이체인에서 기업끼리 정보를 공유하는 생산체제를 마련해 전체 생산성과 효율을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기적으로 치열한 글로벌 기업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국가역량을 집결해 기술 열세에 대응하고, 4차 산업혁명에 맞는 AI·로봇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는 방안도 제기됐다. 기존 개별 과제 형태에서 국가 차원 프로젝트로 전환해 힘을 모으고 산업현장을 뒷받침할 창의 인재 양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경철 KAIST 연구교수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상'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고경철 KAIST 연구교수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인재상'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고경철 KAIST 연구교수는 “산업현장에 사람이 없다. 4차 산업혁명을 아무리 외쳐도 막상 이를 주도할 만한 인력이 없어 뒤처지고 있다”면서 “전문학교를 만들어 대학교육 대안으로 인재를 양성하는 성공사례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스마트팩토리 전략, 실사례, 기술혁신 방안 공유

강연자들은 이날 행사에서 스마트팩토리 기술을 활용하기 위한 제조기업 전략과 실사례를 공유했다.

정태수 고려대 교수는 공장 내 데이터를 실시간 취득하기 위한 스마트센서와 사물인터넷(IoT) 기술, 데이터에서 정보와 지식을 창출하는 빅데이터와 AI 기술을 소개했다. 수요예측, 품질경영, 설비예지보전, 에너지저감경영 등 분야별 데이터 기반 경영방법과 사례를 설명했다. 박남수 태정기공 상무는 실제 스마트팩토리 기술을 활용한 생산 시스템 개선으로 경쟁력을 확보한 경혐을 공유했다. 김성문 한국알테어 기술사는 소성·주조·절삭 가공, 사출성형, 적층 등 제조 기술을 가상 공간에서 분석하는 디지털트윈 기술을 소개했다. 조용주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수석은 국내 스마트팩토리 공급산업과 수요산업 육성을 위한 추진전략을 제시했다. 공급기술 검증과 실험, 수요산업 육성을 위한 테스트베드 구축 사례를 살펴봤다.

조 수석은 “미래에는 자동화된 대량생산 공장, 소비자 중심 공장, 부가가치가 높은 공장 등 세 가지 유형 공장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팩토리 기술 혁신과 인재 양성을 주제로 한 강연도 이어졌다. 정용복 한화정밀기계 부장은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위한 로봇 자동화 혁신방안을 소개했다. 정만태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4차 산업혁명 시대 인재상으로 '디자인 능력' '소비자를 움직이는 감성' '경계를 넘나드는 창의성'을 제시했다. 이병돈 아이피허브 대표는 스마트팩토리 구축 시 고려해야 할 지식재산(특허) 전략과 사례를 설명했다.

이날 행사는 전자신문, 한국기계산업진흥회, 한국로봇산업협회가 주관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국회 4차산업혁명포럼, 민관합동 스마트공장추진단, 자본재공제조합이 후원했다.

오대석기자 od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