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이하 재정특위)가 종합부동산세 인상을 골자로 한 '상반기 재정개혁 권고안'을 확정해 정부에 전달했다.
재정특위는 공정시장가액비율과 세율을 모두 올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정부가 권고안을 그대로 받아들이면 총 34만6000명이 연간 1조1000억원 종부세를 더 내게 된다. 재정특위는 이와 함께 다주택자 세 부담 강화 방안을 별도 검토할 것을 권고했다. 다만 세부 개편 내용은 정부가 결정하도록 했다.
재정특위는 3일 전체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상반기 재정개혁 권고안을 심의·확정해 정부에 제출했다. 정부는 권고안을 검토해 6일 정부안을 확정하고 올해 세법개정안에 반영한다.
종부세는 이른바 '부동산 부자'에게 부과하는 것으로 '과세표준'에 '세율'을 곱해 산정한다. 과세표준은 공시가격합산액에서 과세기준금액을 공제한 수치를 공정시장가액비율로 곱한 수치다.
재정특위는 과세표준과 세율을 모두 높일 것을 제안했다. 재정특위는 지난 달 22일 총 4개 시나리오를 발표했는데, 이 가운데 대안3에 가장 가까운 권고안이다.
부동산 가격 상승에 따른 공시가격 현실화를 감안해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연 5%포인트(P)씩 인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80%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은 4년 후 100%가 된다.
세율도 함께 올릴 것을 권고했다. 주택분 세율은 과표 6억원 초과 구간을 0.05~0.5%P 인상하되, 다주택자 세 부담 강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나대지와 같은 종합합산토지에 대한 세율은 과표구간별로 0.25~1%P 인상, 영업용 토지와 같은 별도합산토지 세율은 전 과표구간 일률적으로 0.2%P 인상을 권고했다.
종부세 개편 권고안의 영향을 받는 대상 인원은 34만6000명(주택 27만4000명, 종합 6만7000명, 별도 8000명)이다. 예상 세수효과는 1조1000억원(주택 900억원, 종합 5500억원, 별도 4500억원)으로 추산했다.
재정특위는 “시가 10억~30억원을 기준으로 1주택자 종부세 세부담은 0~15.2% 증가하고, 다주택자는 6.3~22.1% 늘어난다”고 밝혔다.
재정특위는 다주택자에 대한 세 부담 강화를 권고하면서도 세부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재정특위는 지난 22일 4개 시나리오를 제시하면서 4안으로 '1주택자는 공정시장가액 비율만, 다주택자는 공정시장가액 비율과 세율을 모두 올리는 방식'을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재정특위는 “이번 종부세 강화는 과세 공평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으로 실수요 목적이 아닌 투기목적의 다주택자에 대해서는 세 부담 강화가 바람직하다”며 “다만 부동산 시장상황을 고려해 구체적인 개편 내용은 정부에 선택의 여지를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날 전달 받은 권고안과 관련 “종부세 개편에 대한 정부안은 경제현안간담회를 거쳐 오는 6일 발표하고 최종 정부안은 25일 세제발전심의위원회를 거쳐 확정한다”고 밝혔다.
종부세 세율개편 권고안(자료:재정개혁특별위원회)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