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완성차 업계 연합전선은 전기자동차(PHEV·BEV)와 수소연료전지전기차(FCEV) 등 미래 친환경차 분야에서 보다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동력원이 전혀 다른 새로운 분야의 모든 개발을 독자 진행하기엔 연구범위가 넓고 오랜 시간이 투입되야 하는 등 막대한 연구개발(R&D)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또한 여러 제조사가 신기술 개발에 참여하면 이후 상용 단계에서 기술 표준 선점 등에도 유리하다. 동맹에 따른 시장 진입에 유리한 점도 있다. 최근 미국과 유럽, 중국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환경 및 시장 규제가 엄격해짐에 따라 합작 형태의 공조도 쉽게 찾을 수 있다. 국가 별 관세 부담을 피하기 위한 협력모델도 생겨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들어 수소전기차 분야의 동맹이 더욱 활발하다. 양산 모델을 보유 중인 현대차와 일본 토요타·혼다 등을 위주로 핵심 기술을 공유하는 형태다.
혼다와 미국 GM(제너럴모터스)은 2016년 말 수소전기차에 탑재되는 연료전지 시스템을 공동 생산하기 위한 합작법인 설립을 발표했다. 양사는 오는 2020년까지 8500만달러를 투자해 미국 디트로이트에 위치한 GM공장에서 연료전지 시스템을 생산할 방침이다.
토요타는 2013년 독일 BMW와 손을 잡고 오는 2020년 수소전기차 상용화를 목표로 플랫폼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공동 기술을 통해 하이브리드, 수소전기차, 스포츠카를 함께 개발한다. 그 첫 번째 결과로 토요타는 '수프라', BMW는 'Z5'를 내놓을 예정이다. 차체는 BMW와 토요타가 공동으로 하고, 엔진과 변속기는 BMW가 맡는 형태다.
메르세데스-벤츠와 르노-닛산은 2013년부터 공동으로 차량을 개발했다. 수소전기차를 공동으로 개발을 통해 양사는 기존 대비 30%까지 부피를 줄인 연료전지를 내놓는다는 목표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독일의 폭스바겐 그룹과 수소전기차 분야에서 서로 협력하고 기술 특허는 물론 주요 부품 등을 공유하기로 합의했다. 현대모비스의 연료전지모듈, 배터리 시스템 등 8종의 수소전기차 전용 핵심부품과 친환경차 공용부품을 공유하고, 아우디의 시장과 협력하는 등의 협력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전기자동차 업계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중국 기업 간 협력이 두드러진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는 중국에 까다로운 시장규제에 따른 진입장벽을 현지 업체들과 협력을 통해 해소하고 있다. 독일 폭스바겐은 지난해 6월 중국 장화이자동차와 손잡고 중국 내 '1호' 전기차 합자법인을 설립했다. 합자회사 지분은 양사가 각각 50%씩 해서, 총 투자액은 60억위안(약 1조원)이다. 폭스바겐은 이 합자기업을 통해 전기차 R&D 및 생산·판매·공유서비스 등의 경쟁력을 높인다.
GM은 상하이차·울링차와 합작한 소형 전기차 '바오준 E100'을 중국 내 선보이는 첫 번째 전기차로 삼았다. 이미 내연기관차 생산에 상하이차와 파트너십을 확보한 GM은 이 관계를 전기차 생산·판매로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0년까지 전기차 '볼트(Bolt)'를 중국 현지에서 연간 15만대 규모로 생산한다는 방침이다.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도 지난해 중국 둥펑자동차와 함께 합자회사를 설립하기 위한 계약을 맺었다. 합자 지분은 둥펑이 50%, 르노-닛산이 각각 25%씩이다. 신형 전기차를 개발해 오는 2019년부터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후베이성에 연산 12만대 규모의 생산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미국 포드는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 7%를 차지하고 있는 중타이(Zotye)차와 손을 잡았다. 중국 안후이성에 본사를 중타이는 중국에서 배터리 전기차를 생산한 최초의 자동차 업체로, 올 상반기에는 전년 동기대비 56% 증가한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