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울산, 경남(동남권) 제조업이 전반적인 업종 불황 속에서 성장하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 간 차이가 뚜렷해지는 등 역동성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BNK금융그룹(회장 김지완) 소속 BNK금융경영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동남권 100대 기업 변화' 연구 보고서에서 눈여겨 볼 점은 제조업의 두드러진 변화다.
지난 10년 동안 매출 기준 동남권 100대 기업 순위에서 39개 기업이 바뀌었다. 밀려난 기업과 신규 진입 기업이 가장 많은 분야는 제조업이다. 매출 증가 상위 10대 기업 가운데 9개 기업도 제조업이다.
100대 기업 수 변화에서 제조업의 경우 2006년 75개에서 2017년 67개로 8개 감소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조선, 기계, 자동차 등 동남권 주력산업의 전반적인 부진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건설과 서비스기업이 감소한 제조기업을 대체했다.
100대 기업에서 제조업체 수는 줄었지만 전체 매출액은 늘었다. 2006년 70조원에서 2017년 96조원으로 1.4배 증가했다. 매출 증가세가 높은 제조업체들이 100대 기업 수 감소에 따른 제조업 전체 매출 하락을 상쇄하고, 더 끌어올린 셈이다.
실제로 2006년에서 2017년까지 100대 기업 가운데 매출 증가세가 높은 상위 10대 기업을 뽑아보니 9개 기업이 제조업이다.
가장 높은 매출 증가세를 보인 기업은 태광실업으로 2006년 3526억원에서 2017년 1조6544억원으로 4.7배 성장했다. 이어 창신아이엔씨로 같은 기간 4.3배 증가했다. 매출 증가세 1, 2위 기업 모두 사양산업으로 평가받던 신발 제조업이다.
지역별로 보면 부산 제조업의 경우 2006년 20개에서 2017년 14개로 6개 줄었지만 매출은 10조957억원에서 17조4억원으로 1.6배 증가했다. 경남도 2006년 38개에서 2017년 34개로 4개 줄었지만 매출은 29조942억원에서 47조854억원로 1.6배 증가했다.
화승인더스트리, 삼보이엔씨, 동아지질 등은 해외 시장 진출을 비롯한 매출 다변화로, 센트랄, 엔브이에이치코리아, 덴소코리아일렉트로닉스, 베바스토동희 등은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기술혁신으로 신시장을 개척하며 새롭게 진입했다. 쿠쿠홀딩스도 사업다각화에 성공하며 순위권에 들어왔다.
권민지 BNK금융경영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지난 10여 년간 동남권 100대 기업에서 제조업이 상당 부분 이탈하고, 이를 건설업과 서비스업이 대체했지만 매출 성장 실적과 신규 진입 성과는 제조업이 더 높았다”면서 “제조업이 산업 생태계에서 역동성의 근간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표-동남권 매출 증가 상위 10개 기업(단위 : 십억원)
*2006년 대비 2017년 기준
*자료 : BNK금융경영연구소 보고서
부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