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쇼핑 업계가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따라 근무 조건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프라인 유통업계와 달리 24시간 거래가 발생하는 온라인쇼핑 특성상 업태에 최적화한 근무 형태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상반기 직군별 특성에 따른 '유연근무제'를 확대 적용했다. 주 40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선택근무제와 재택근무제를 각각 운용한다. 부서별 업무 상황에 따른 탄력 출퇴근 환경을 조성했다.
선택근무제는 출·퇴근 시간을 포함한 근무 시간을 고르는 형태다. 예를 들어 오전 8시 30분 출근한다면 8시간 근무 후 오후 5시 30분에 퇴근한다. 재택근무제는 일주일에 한 번 회사로 출근하지 않고 집에 머무르며 근무할 수 있는 제도다.
쿠팡 관계자는 “정부 근로시간 단축 정책 방향에 공감한다”면서 “앞으로 각 직군에 최적화된 근무제를 도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K플래닛 11번가는 지난 1일부터 근무 시간을 구성원 자신이 결정하는 '선택근무제'를 정식 시행했다. 2주를 단위로 총 근무 계획을 등록하는 것이 골자다. 예컨대 업무가 몰리는 주에 50시간을 근무한다면 그 다음 주는 30시간만 일하면 된다. 특정 요일에 병원이나 은행에 가는 등 개인 일정이 있다면 다른 요일 근무시간을 늘려 이른 시간 퇴근할 수 있다.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지난 2012년부터 주 52시간 이상 근무할 수 없다는 내규를 만들어 시행했다. 직원 스스로 오전 7~10시 근무시간을 선택하여 8시간 근로 후 자유롭게 퇴근하는 '시차출퇴근제'도 운영한다. 현재 전체 직원 중 50% 가량이 해당 제도를 활용하고 있다.
위메프는 정부의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에 발맞춰 '포괄임금제'를 폐지했다. 포괄임금제는 근무시간 산정이 어려운 직군에서 별도 근로시간을 미리 정해 매월 일정액을 급여와 함께 형태다. 주 40시간 업무 이외 야근, 휴일근무를 지양해 일하는 방식을 바꾸기 위함이다. 근무시간 단축에 따른 업무 증가는 신규 인력을 충원하고 기존 근무시간을 개선해 해결할 계획이다.
티몬은 현재 근무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내규를 검토하고 있다. 정부가 제시하는 포괄임금제 지도 지침을 기반으로 근무 시간 등을 조정할 계획이다.
온라인쇼핑 관계자는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24시간 소비가 이뤄지는 전자상거래 업계는 초과 근무가 빈번했다”면서 “주 52시간 근무제가 삶과 일을 병행하는 '워라밸' 정착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