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ICT) 융합 영역은 무한합니다. 정부가 세계 최고인 ICT 융합형 연구개발(R&D) 과제에 대한 투자를 더욱 확대했으면 합니다.”
김기선 광주과학기술원(GIST) 전기전자컴퓨터공학부 교수는 중장기 국가 R&D과제 기획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994년 GIST 부임 후 기획하고 수행한 ICT 융합형 R&D 과제는 30여개가 넘고 총사업비는 1000억원에 달한다.
현재 방위사업청이 지원하는 전자전 특화연구센터를 비롯해 해양수산부 어구 자동식별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 산업통상자원부 고령친화산업지원센터 등 총사업비 400억원대 규모 3개 과제 총괄책임자를 맡고 있다.
김 교수는 “대학과 미국 유학시절 국비 장학생으로 선발돼 사실상 국가 지원으로 공부했다”면서 “정부출연연 소속 연구자로서 성실하게 R&D 과제를 수행하고 그 결과를 기업에 이전하는 것이 은혜를 갚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그가 R&D과제를 준비하는 과정에는 원칙과 기준이 있다. 국제 경쟁력을 갖춘 유수 기관과 협업 시스템을 폭넓게 구축한다. 시니어와 주니어 전문가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연구팀을 구성하고 있다. R&D과제에 참여하는 기업에는 매출과 고용을 늘려 '세금'으로 국가 혜택에 보답해야 한다는 신념도 강조하고 있다.
“특정 R&D 과제가 공고됐을 때 보통 1개월가량 준비하는데, 경쟁력 있는 국내 모든 기관이나 기업과 '전국구 컨소시엄'을 구성합니다. 최고의 팀을 꾸려 수차례 회의와 협의를 통해 제안서를 제출합니다.”
김 교수는 “R&D 과제 참여인력은 과학기술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찾아내고, 기업 도덕적 의무감과 창의적 기업가 정신 또한 파트너십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다”면서 “다양한 연령층이 연구에 참여함으로써 5~10년 장기과제 이후 다른 R&D 과제를 지속적으로 창출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 R&D 사업 수주율은 50%가 넘으며 심사 때마다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다. 국가 R&D 과제 발굴 및 제안 단계를 거치면서 학생은 자연스럽게 기획력을 익히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가 ICT 강국임에는 틀림없지만 양산 위주의 가전형 단말 분야에만 치우쳐 있다 보니 시스템 융합 분야는 미흡하다”면서 “미래 시장을 점유할 창의적 개념 다품종 발굴 등 국가 차원 투자를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향후 에너지와 인공지능(AI)를 아우르는 전력 ICT와 치매를 극복하고 건강한 노후를 즐길 수 있는 '엑티브 에이징' ICT 융합기술을 개발하고 싶다”면서 “국가 발전과 국민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할 수 있는 ICT 융합 전문가로서 직무를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