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 소재기술은 신재생에너지 이용을 비롯한 미래 에너지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적인 것이 실내에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구축해 전기를 직접 생산·사용하는 자가발전 소재기술이다. 외부 도움 없이 에너지를 자급자족하는 이 기술은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기반 미래주택 등 4차 산업혁명 핵심기술을 일상생활에 구현할 토대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재료연구소(소장 이정환, KIMS)가 최근 개발한 '저조도 고효율 반투광형 태양전지'는 흐리거나 비 오는 날에 실내에서 전기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자가발전 소재기술이다. 임동찬 KIMS 에너지융합소재연구센터 책임 연구원이 조신욱 울산대 교수, 이동일 연세대 교수, 이창렬 고등광기술연구소 박사와 함께 개발했다.
공장이나 주택 내부에 태양광 발전 설비나 태양전지를 설치할 때 패널이 태양광을 일직선으로 받지 못하거나 실내 광량이 적으면 광흡수 효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기존 태양전지를 포함해 태양광 발전 설비의 단점이다.
연구팀은 유기 태양전지에 원자 개수를 조절한 골드 양자 클러스터 입자를 혼합하는 기술로 유연하고 투광 특성도 제어할 수 있는 태양전지를 개발, 이 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골드 양자 클러스터는 기존 태양전지 패널이 흡수하지 못하는 잉여의 광을 흡수해 이를 에너지로 전이시켜 전체 광 흡수 성능을 높여준다.
이 양자 클러스터는 저조도, 저고도 등 저광량 실내 환경의 영향을 적게 받기 때문에 기존 광 흡수층의 광 흡수 성능 저하에도 대응할 수 있다.
이 기술은 태양전지 사용 범위를 대폭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현재까지 태양전지는 대용량 발전이 일반적이다. 최근에는 건축물 내외장재에 태양전지를 적용해 발전하는 건물일체형태양광발전시스템(BIPV)이나 실내 IoT 센서 구동용 연구가 활발해지고 있다.
하지만 기존 태양전지는 광량이 낮은 실내 환경에서는 전압 저하 현상으로 정상 작동이 어려웠다. 기존 태양전지는 투광도가 높아지면 이로 인해 전압 강하 현상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양자 클러스터와 반투광 제어 기술을 이용해 저조도 환경에서 전압 강하 현상을 개선하는 방법도 찾아내 BIPV, 실내 센서 구동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 가능성을 열었다.
기존 유연 태양전지 개발에서 간과해 온 곡면 변화에 따른 에너지 효율 개선 연구의 필요성을 제시한 점도 의미있는 성과다.
연구팀은 BIPV에 이어 IoT 센서 구동 연구 등 후속 응용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임동찬 KIMS 책임연구원은 “이 기술을 상용화하면, 실외 또는 맑은 날씨 조건에서만 사용 가능했던 기능성 태양전지를 실내 형광등 같은 낮은 광량의 인공 광원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된다”면서 “실내 발전을 넘어 이동 전자기기 전원 등 태양전지 사용 범위를 확장해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 조기 구현에 기여할 것”이라 말했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