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직접고용에 대한 사측과의 교섭을 요구하며 이틀째 사장실을 점거하고 있다. 한국지엠 측에서는 해고자 복직, 비정규직 직접 고용에 대한 계획이 없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사태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0일 한국지엠 부평비정규직지회에 따르면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은 전날 오전부터 인천시 부평구 부평공장의 카허 카젬 사장 사무실을 점거하고 이틀째 농성 중이다.
황호인 부평비정규직지회장을 비롯해 군산·부평·창원공장 비정규직 근로자 10여명이 사장실을 점거하고 있으며 나머지 조합원들은 복도와 사장실이 있는 본관 앞에서 철야 농성을 했다. 비정규직 지회 측은 고용노동부의 비정규직 직접고용 명령 이행과 해고자 복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앞서 고용부는 근로감독 결과 한국지엠 창원공장이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것으로 결론짓고 이달 3일까지 사내 협력업체 근로자 774명을 직접 고용하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한국지엠은 신규 채용할 여력이 없다는 등의 이유로 이를 지키지 않아 최대 77억4000만원의 과태료를 낼 상황에 놓였다.
비정규직지회 관계자는 “한국지엠 경영 정상화를 위해 혈세 8100억이 투입됐으나 사측은 불법 파견을 계속해왔다”면서 “1인당 1000만원의 과태료를 내더라도 비정규직을 쓰는 것이 더 큰 이윤을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황호인 비정규직지회장은 “7월3일까지 고용노동부가 비정규직들에 대한 직접고용 명령을 이행하라고 사측에 통보했으나, 시일을 넘겼음에도 사측의 이행 의지가 보이지 않아 농성을 벌이게 됐다”면서 “부평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은 어제부터 8시간 총파업에도 돌입했고, 카젬 사장이 직접 대화에 나서지 않으면 점거 농성과 선전전을 무기한으로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현재 사장실로 출근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현재 사장은 별도의 공간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중”이라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불법적으로 시위를 하고 있어 불법 시위를 중단하지 않는다면 교섭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항공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