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접어든 韓경제, 3% 성장 '불안'…정부 전망치 하향조정되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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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가 하반기로 접어든 가운데 경제 분야 곳곳에서 경고음이 울리며 '3%대 성장률'을 지키기가 쉽지 않다는 평가다. 다음주 발표 예정인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정부가 성장률 전망을 2%대로 하향 조정할지 관심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우리 경제는 내수 증가세 둔화가 이어지고 있다. 조업일수 감소가 영향을 미치기는 했지만 수출도 6월에 전년동월대비 감소로 전환하면서 경제 전반에 불안감이 커졌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발표한 '경제동향'에서 “수출이 비교적 견실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지만 내수 증가세가 약화되면서 전반적 경기 개선 추세는 완만해지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KDI는 수출을 제외한 소비·생산·투자·고용의 개선추세를 '완만' '둔화' 등으로 표현했다. 소비는 소매판매 증가율와 소비자심리지수 저하, 서비스업 생산 정체로 개선 흐름이 점차 완만해지고 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를 중심으로 감소 전환했고, 건설투자도 0%대의 낮은 증가율을 유지해 투자 전반에 둔화 추세가 지속됐다.

KDI는 “생산 측면의 전반적 개선 추세는 더 완만해지고 있다”며 “노동시장에서도 취업자 수 증가폭이 전월에 이어 낮은 수준을 지속했다”고 밝혔다.

우리 경제를 이끌고 있는 수출도 불안 요소가 많다. 6월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0.09% 감소한 512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조업일수 감소 등이 영향을 미쳤을 뿐 수출 전반으로는 양호한 흐름이라는 분석이 많다. 그러나 '반도체 쏠림', '미국-중국 무역분쟁' 등 위험요소가 많아 하반기에도 수출이 증가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상반기를 지나며 주요 경제지표가 잇따라 악화돼 올해 정부 전망치인 3.0% 성장률 달성도 불안해졌다.

실제 정부와 한국은행,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을 제외한 기관 상당수는 2%대 성장률을 예상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IB)을 포함한 36개 경제전망기관의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2.9%다. 국내에서는 현대경제연구원·LG경제연구원·한국경제연구원 등이 2.8%, KDI가 2.9%를 제시했다.

정부가 다음주 내놓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성장률 전망을 2%대로 낮출지 관심이다. 하향 조정한다면 2.9%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해에 3년 만에 3%대 성장률을 회복한 후 다시 2%대로 전망을 낮추면 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의 '성과 부족'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 3.0%를 고수할 가능성도 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참석을 위해 19일께 출국 예정이다. 이에 따라 16~18일에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이 발표될 전망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발표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