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체감경기 다시 하락... 자동차·철강 등 중후장대 산업 전망 어두워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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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세였던 제조업체 체감경기전망이 3분기 다시 가라앉았다. 화장품·제약 등 '경박단소(輕薄短小)' 업종 전망은 밝았지만 자동차·철강 등 '중후장대(重厚長大)' 업종 전망은 어두웠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박용만)는 최근 2200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3분기 제조업체 경기전망지수(BSI) 조사' 결과, 3분기 경기 전망치가 87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4분기 85, 올해 1분기 86, 올해 2분기 97의 상승흐름에서 다시 10포인트 내려앉은 수치다.

대한상의 기업경기전망지수는 100이상이면 '이번 분기의 경기를 지난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고 100이하면 그 반대다.

상의는 중후장대 산업 부정 전망이 경박단소 업종 긍정 전망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2년 전 수주절벽에 따른 실적부진을 겪은 조선은 67을 기록했고, 미국 관세인상 움직임으로 영향을 받은 자동차·부품은 75를 기록했다. 이어 82를 기록한 정유·유화는 이란 쇼크 등 유가급등 움직임 영향을 받았고, 84를 기록한 철강은 미국 관세인상과 자동차 등 수요산업 불황으로 기준치를 밑돌았다. 반면 화장품·제약·의료정밀기기은 각각 127·110·102를 기록해 기준치를 웃돌았다. 미국·유럽연합(EU)·인도·중화권에서 유행을 타는 케이(K)-뷰티(beauty)와 케이-의료(Medical)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역별로는 최근 보호주의 흐름이 심화되고 조선업 등 부진이 지속되면서 관련 업종이 많이 위치한 지역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경남(75), 울산(76), 충남(78), 대구(79), 부산(82), 경북(83), 경기(84), 서울(87), 대전(93), 인천(95), 충북(96), 전북(96), 강원(97)은 기준치를 밑돌았다. 반면 광주(109)를 비롯해 제주(107), 전남(103) 지역은 기준치를 상회했다.

올 하반기 기업은 근로시간 단축·최저임금 인상 등 고용환경 변화에 따라 분주한 모양새다.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는 대내외 여건은 무엇인가'를 묻는 질문에 고용환경 변화를 꼽은 기업이 49.0%로 가장 많았다. 이어 환율변동 16.0%, 금리인상 가능성 9.9% , 유가상승 8.8%, 경기불황 4.3% 순으로 꼽았다.

근로시간 단축에 대한 기업 대응방안을 묻는 질문에는 기업 34.9%가 '별다른 대응책이 없다'고 답했다. 이외 기업은 집중근무시간 관리(24.3%), 유연근무제 활성화(22.4%), 설비투자 확대(7.8%), 신규채용 확대(6.0%) 등을 대응책으로 내놨다.

이종명 대한상의 경제정책팀장은 “최근 체감경기와 관련해 단기 대응책도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 한국경제 구조와 체질을 바꿔야할 시점”이라며 “규제혁파를 통한 성장동력 확충, 기업가 정신과 창업 활성화, 저출산 고령화 대책 등 한국경제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는 중장기적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