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中 상하이에 50만대 생산공장 설립 추진

미국 테슬라가 해외 첫 전기차 생산기지로 중국을 택했다. 2020년부터 중국 전기차 보조금 폐지와 외산 배터리에 대한 시장 규제뿐 아니라, 테슬라의 자금 사정까지 고려하면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다. 테슬라가 이 같은 숙제를 어떻게 풀어갈지 주목된다.

테슬라의 보급형 배터리전기차(BEV) 모델3.
테슬라의 보급형 배터리전기차(BEV) 모델3.

상하이시는 미국 테슬라가 연간 50만대 규모 생산 공장을 중국 상하이에 짓기로 했다고 1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계획대로면 상하이 공장은 테슬라가 외국에 짓는 공장으로는 가장 큰 규모다. 이날 미국 언론들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격화했을 때를 대비한 전략으로 풀이했다.

테슬라 공장은 자유무역지대 린강 개발특구에 들어선다. 상하이시는 테슬라 전기차 생산뿐 아니라 연구개발(R&D), 판매까지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공장 건설은 필요한 인허가 절차가 마무리되는 대로 시작된다.

일론 머스크는 2년 전부터 테슬라 캘리포니아 공장 규모의 해외 생산기지를 계획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테슬라와 상하이시는 약 1년 간 협상을 벌인 끝에 양해각서에 서명했다.

미 경제매체는 테슬라 행보가 예상보다 빨라진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무역전쟁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테슬라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 직후 중국이 미국산 자동차에 최고 40%의 보복관세를 매기기로 하자, 중국에서 판매되는 전기차 '모델S'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X' 가격을 20% 이상 인상하기로 했다.

테슬라의 캘리포니아 프레몬트 공장에서는 올해 상반기 전기차 8만8000여대를 생산했다. 테슬라는 캘리포니아 인근 네바다 주에 거대한 배터리 공장인 '기가 팩토리'를 가동 중이다.

테슬라는 상하이 공장에서 보급형 세단인 '모델3', 향후 출시할 크로스오버 차량인 '모델Y'를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BMW가 중국에서 브릴리언스 오토모티브그룹 홀딩스와 중국 내 생산시설에서 내년까지 연산 52만대를 목표로 가동을 늘리기로 하는 계약을 발표한 상태여서 중국은 세계적 자동차 메이커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테슬라는 지난해 중국에서 전기차 1만4000여대를 파는데 그쳐 전기차 업체 중 톱10에 겨우 턱걸이하는 수준이었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테슬라가 2020년까지 미국과 중국 제조시설을 정상적으로 가동하는 데 약 100억달러의 추가 재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