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제부총리가 최저임금 인상 '속도조절론'을 다시 꺼내들었다. 경제상황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결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최근 고용이 부진한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최저임금을 꼽기도 했다.
김 부총리는 12일 국회에서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예방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저임금은 취약계층·업종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일부 곤란을 겪는 경우가 생기는 등 최근 경제상황을 감안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앞서 라디오인터뷰, 기자간담회 등에서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목표는 신축 관점에서 보는 게 바람직하다”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하는 등 이른바 '속도조절론'을 제기했다.
김 부총리는 “근로소득자 소득이 늘어났지만 다른 경제주체인 기업이 떨어졌기 때문에 그런 걸 감안해야한다”며 “사업주와 시장 수용성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이런 부분을 종합 고려해 합리적 결정을 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김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현안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최근 고용부진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김 부총리는 “일부 업종, 연령층 고용부진에는 최저임금 인상 영향이 있다”며 “전 업종과 연령층에 영향이 있는지는 조금 더 분석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고용부진에 경기적 요인이 작용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정부가 작년 12월부터 지난달까지 7개월째 우리 경제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한 것과 대조된다.
김 부총리는 경제현안간담회에서 “고용이 부진한 것은 첫째로는 생산가능인구 감소나 주력산업 고용 창출력 저하 등 구조적 요인이 있다”며 “두 번째는 경기적 요인, 즉 투자 위축, 도소매 업황 부진 등이 복합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