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을 둘러싼 논란은 결국 대형 기관투자자가 얼마나 투자기업 경영에 관여할 것인지 여부다.
대한항공 오너 일가 일탈 행위를 계기로 국민연금 책임투자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면서 논란이 본격화됐다.
이 과정에서 오너 일가 전횡을 막기 위한 국민연금 역할론이 대두됐지만 금융투자업계는 국민연금이 스스로 독립된 상황에서 정당한 주주 권리만을 행사할 수 있느냐에 의문을 두고 있다.
국민 노후자산을 책임지는 국민연금이 투자기업을 관리할 때 연금 가입자 신뢰를 저버리지 않고 어떤 선택을 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논쟁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4월 “대한한공 경영진 일가 일탈행위, 삼성증권 배당사고 사태 등은 주주가치에 영향을 주고 국민연금 장기 수익성을 하락시키는 요인”이라며 “이 때문에 투명하고 독립적 주주권 행사를 통해 기금 수익성을 높이는 것이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의의”라고 강조했다.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도 “선량한 국민이 기관투자자를 통해 확보한 주주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한다면 역으로 소수지분을 남용해 경영을 좌우하는 재벌총수 일가 지배력만 강화해주는 꼴”이라고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에 힘을 보탰다.
반면 재계에서는 “투자과정과 의사결정에 환경, 사회, 지배구조 이슈를 들어가며 기업 경영을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는 '연금사회주의'가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국민연금이 정부 입김에서 100%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에 기업이 정부에 예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우려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이 기업과 국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모든 이해관계자 이해상충 여부를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국민 노후자산 관리가 아닌 다른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국민연금이 활용될 가능성 차단이라는 원칙을 세우는 것이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17일 열리는 공청회에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26일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의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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