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항공정책 실장부터 과장까지 전면 교체했다.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이른바 '물 컵 사태' 여진이 국토부 인사로까지 이어졌다.
최근 진에어에서 아시아나·에어인천까지 외국인 등기임원 재직 사실이 밝혀지면서 국토부의 허술한 항공사 관리체계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국토부는 항공정책 라인을 완전히 새로 짜며 기존 관행을 타파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국토부 차원 책임을 담당자 교체로 면피하는 조치가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달 초 구본환 항공정책실장이 사임한 후 손명수 전 철도국장이 승진해 항공 정책 사령탑에 올랐다. 국토부는 실장 인사 하루 만에 주현종 항공정책관을 대기발령하고 진현환 주거복지정책관을 항공정책관 자리로 이동시켰다.
주현종 항공정책관은 한-UAE 증편 협상 등 적지않은 성과를 남겼음에도 국토부는 진에어 사태 책임을 물어 인사조치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실·국장 인사에 이어 16일자로 항공산업과장에 김도곤 새만금개발청 기획재정담당관을 임명했다. 이달 들어 실장·국장·과장 등 항공정책 책임자와 실무자를 모두 교체했다.
국토부는 외국인인 조 전무가 진에어에 불법으로 등기이사 재직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 당시 규정상 확인하기 힘들다는 해명을 내놓아 빈축을 샀다. 이후 법인등기부 등본 등에 명시된 자료까지 공개되면서, 국토부 해명에 비난이 쏟아졌다. 진에어 면허 취소 여부를 두고 검토하는 과정에서 다른 항공사의 외국인 재직 사실이 추가로 공개돼 항공 관리 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여론이 들끓었다. 이 때문에 기존 항공 관리체계와 관련 없는 인사들로 진용을 짠 것으로 풀이된다.
손 신임 실장은 기존 문서를 모두 직접 검토하면서 사태 해결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진에어 사태 당시 책임자는 아니지만, 사태가 일어난 후 대응과 조사 등에서 허술했다는 점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면서 “이번 인사는 그런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문보경 정책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