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가 이달 초 소형 미니밴 '카렌스' 생산을 종료했다. 카렌스 후속 모델로는 코드명 'SP2'로 알려진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양산할 계획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1999년 카렌스 출시 이후 20여년 만에 생산을 중단했다. 기아차 광주공장에서 생산하던 현행 3세대 카렌스는 현재 남은 재고 물량을 소진하면 자연스레 단종 수순을 밟게 된다.
카렌스는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카니발과 함께 기아차를 대표하는 최고 인기 다목적차량(MPV)이었으나, 디젤 SUV 인기에 밀려 판매 부진에 시달렸다. 카렌스 최대 강점이던 액화석유가스(LPG) 연료 가격이 계속 오르면서 경제성이 하락한 점도 판매가 떨어진 원인으로 꼽힌다.
1999년 등장한 1세대 카렌스는 출시 이듬해인 2000년 8만4081대(월평균 7007대)가 팔리며 기아차 효자 차종으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중소형 SUV 열풍이 불면서 수요가 급감했다. 기아차는 2006년 2세대, 2013년 3세대 카렌스를 내놓고 상품성 개선을 꾀했으나, 판매를 크게 늘리진 못했다. 올 상반기 카렌스는 1155대(월평균 193대)를 판매하는 데 그치며 기아차 전체 제품군 가운데 가장 낮은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카렌스 단종으로 기아차 광주공장 생산 차종은 7종에서 6종으로 줄어들지만 카렌스 판매 비중이 높지 않아 전체 생산 대수에 큰 영향은 없을 전망이다. 광주공장은 현재 쏘울, 쏘울EV, 스포티지, 봉고 트럭, 대형버스, 군용차 등을 생산 중이다. 국내 중소형 MPV 시장도 자취를 감추게 됐다. 카렌스와 시장을 이끌던 한국지엠 MPV 올란도 역시 군산공장 폐쇄와 함께 생산이 종료됐다.
기아차는 카렌스 후속으로 소형 SUV 'SP2'를 낙점했다. 이 신차는 시장 수요 변화에 따라 소형 MPV보다 차고를 높여 소형 SUV에 가까운 차체 형태를 적용했다. 앞서 기아차는 올해 2월 인도 델리모터쇼에서 신차 SP2를 가늠해볼 수 있는 'SP 콘셉트'를 공개했다.
SP 콘셉트카는 기아차가 인도 시장 공략을 위해 개발한 현지 전략형 소형 SUV로, 기아차는 이를 기반으로 한 양산형 모델을 내년 하반기 완공할 인도공장 첫 번째 차종으로 생산해 판매한다. 기아차는 국내에서도 SP2를 생산해 스토닉과 스포티지 사이를 메울 소형 SUV로 육성할 계획이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