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있는 보안 스타트업 약진...하반기에도 투자 유치 기대↑

이유있는 보안 스타트업 약진...하반기에도 투자 유치 기대↑

국내 스타트업계에서 고전하던 보안 분야가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른다. 상반기 에버스핀, 센스톤이 투자유치에 성공한 데 이어 하반기 시큐레터, 시옷 등도 각각 해외진출, 제품 양산 위한 투자 유치를 계획한다. 투자를 이끌어낸 기업 모두 암호화 등 고유 영역을 개척했다는 호평을 받으며 보안 스타트업 성장 길잡이가 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악성코드 탐지·분석 전문위협대응솔루션기업 시큐레터는 하반기 시리즈B(정식 서비스 기반) 투자 유치를 준비한다. 2016년 한국투자파트너스와 UTC인베스트먼트로부터 20억원대 시리즈A(시제품 기반) 투자 유치에 이어 2년 만에 시리즈B 투자를 이끈다.

시큐레터는 하반기 투자로 미국 등 해외 진출한다. 문서 등 비실행 파일로 유입되는 악성코드를 탐지·분석해 원천 차단하는 전문위협대응솔루션 'SLE, SLF, SLCS-SMB Pack'을 서비스한다.

암호 인증기반 사물인터넷(IoT) 보안 기업 '시옷'도 하반기 30억원대 투자유치에 나선다. 2015년 창업 후 첫 투자 유치다. 투자 유치로 사업을 확장한다. 시옷은 하드웨어 보안 모듈 기반 'HUSSM 시리즈'를 활용해 엔드투엔드(E2E)암호화솔루션, IoT 통합 기기인증접근제어 솔루션 등을 개발했다. 지난해 부산시와 롯데정보통신이 추진한 '부산 스마트시티 IoT 리빙랩 보안 인프라 사업'을 수주하는 등 기술력, 시장성 등을 인정받았다.

박현주 시옷 대표는 “지난해 '스마트시티 엑스포 월드 콩스레스'에서 한국기업으로는 처음 파이널리스트로 선정되는 등 세계 무대에서 기술을 인정받았다”면서 “내년 안정적 하드웨어 양산을 위해 30억원 규모 투자유치를 준비한다”고 설명했다.

이유있는 보안 스타트업 약진...하반기에도 투자 유치 기대↑

상반기에는 에버스핀과 센스톤이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에버스핀은 일정 시간마다 소스코드가 주기적으로 변하는 '다이내믹 보안기술' 바탕으로 일본 금융그룹 SBI홀딩스와 홍콩 PE투자사 블랙파인으로부터 각 1500만달러(169억원), 500만달러(56억원) 투자를 유치했다. 보안기업 중 역대 최대 해외투자 규모다. 국내투자 유치를 포함해 누적투자 금액은 300억원에 이른다.

센스톤은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지온인베스트먼트로부터 200억원 규모 기업 가치를 평가받아 투자를 유치했다. 구체적 투자 금액은 밝히지 않았다. 차세대 사용자인증 솔루션 '스톤패스' 출시에 이어 올해 통신이 연결되지 않는 환경에서 매번 자체 생성되는 일회성 가상코드로 실제 사용자를 실시간 식별하는 'VOTC(Virtual One-Time Codes)'를 선보였다.

업계 전문가는 보안 스타트업 투자 성공을 이례적으로 평가한다. 보안 분야는 일반 공유서비스, 유통, 제조 등 분야와 달리 보안기술 안전성 검증, 시장 고객 신뢰까지 확보해야 한다. 시장선도 기술 개발 만큼 투자유치도 어렵다. 에버스핀, 센스톤, 시큐레터, 시옷 등은 각자 영역에서 자신만의 기술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시중 보안 서비스를 결합한 것이 아닌 새로운 원천 기술을 개발해 글로벌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벤처캐피털(VC)업계 관계자는 “보안업계 특성상 시장에 진입하기 어렵지만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했다면 얘기는 다르다”면서 “각 영역에서 선두 솔루션으로 자리 잡으면 빠른 성장으로 매출, 이익이 보장돼 상장까지 바라보는 등 매력적 분야”라고 말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